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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갈등에 기반을 둔 디스토피아 SF영화 <슬립 딜러>
박성렬 2008-09-10

<슬립 딜러> Sleep Dealer 알렉스 리베라 | 미국, 멕시코 | 2008 | 90분 | 컬러 | 공식초청부문

<슬립 딜러>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의 남미다. 대기업들은 군대까지 동원하여 남미의 수자원을 독식하고, TV에서는 이런 대기업의 횡포를 응원하는 선전 방송이 흘러나온다. 그 결과 남미와 북미의 경계는 더욱 삼엄해졌으나, 남미 주민들의 월경은 계속되고 있다. 멕시코의 호기로운 청년 메모 크루즈는 아버지를 잃고 북쪽으로 갈 것을 결심하는 데. ‘노드’라 불리는 미래의 핵심 기술이 미국에만 있다는 사실 역시 그를 충동질한다. 노드는 인체의 신경계와 기계의 전극을 이어 만든 전 지구적인 디지털 네트워크로, 사람들은 이것을 통해서 노동을 하거나 기억을 사고판다. 메모는 꿈에 그리던 노드를 이식받지만, 점점 열악한 노동에 시달리며 과학기술의 이면을 깨달아간다. 현실의 갈등에 기반을 둔 디스토피아 SF영화인 <슬립 딜러>는 미래의 신묘한 과학기술을 등장시킴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거나 유쾌하지 않은 영화다. 북남미의 갈등, 수자원 독점, 과학기술을 통한 사생활의 침해 등 영화의 모든 부조리는 현재형으로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 아티스트이기도 한 알렉스 리베라 감독은 이러한 현실을 위무하듯 몽환적인 영상미를 자랑하지만, 크레딧이 올라간 뒤의 감정은 오히려 더 먹먹해질 뿐이다. 2008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제법 입소문을 탔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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