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에 이방인이 나타났다. 최근 각종 공연활동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4인조 보컬 그룹 ‘스윗 소로우’는 공연을 위해 영화제를 찾은 다른 음악인들과 달리, 상영될 영화를 선정하는 프로그래머의 자격으로 제2회 서울국제충무로영화제를 찾았다. 감독도 아니고 배우도 아닌 이들이 프로그래머가 된 사연은 “원래 문화 다방면에 관심이 많기” 때문. “영화를 좋아해서 아예 감독이 되고 싶다”(송우진)는 구성원도 있고 “음악을 하지만 그 이외의 것에 관심이 많아 욕심을 주체할 수 없다”(인호진)는 이도 있다. 이들이 선택한 <매그놀리아>와 <복수는 나의 것> 상영과 함께, 직접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던 스윗소로우는 “우리가 고른 영화가 큰 스크린에 상영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기쁘고 행복하다. 좋은 영화를 본 뒤의 압도적인 기분을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재미있고 신선하다”(김영우), “깊은 고뇌의 기회를 드린 것으로 충분하다”(인호진)라고 말했다. “특별한 영화제를 맞아 가능하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즐기고, 감독의 이름이나 권위에 구애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이들은 “허영심을 버리고 순수히 즐기라”는 말을 통해 이번 영화제의 핵심을 짚었다. “창작물을 대하는 자세로 중요한 것은 ‘필터링’이나 선입견 없이 가능한한 많이 보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즐기는 것, 서로의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인호진) 누군가는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고, 또 누군가는 감독이 되겠다고 하거나 책을 내겠다는 등 인터뷰 내내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며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창작인”이라고 말한 이들의 다음 행보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음악을 중심으로 전방위적인 활동을 하고 싶다”(김영우), “사회에 이바지하는 문화인이 되고 싶다”(성진환)는 그들과의 다음 만남은 어쩌면 영화제가 아닌 비엔날레가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