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CHIFFS Daily > 2회(20008) > 영화제소식
감독주간은 칸 영화제 안의 또 다른 영화제다
김성훈 2008-09-07

‘라운드 토크:…’ 세미나, 올리비에 페레 집행위원장과 함께 칸 감독주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칸 영화제 감독주간의 탄생과 역사를 살펴보는 ‘라운드 토크: 칸 감독주간 40년을 말하다’가 6일 오후 2시, 명동아트센터에서 열렸다. 김홍준 충무로국제영화제 기획위원의 진행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올해로 40주년을 맞은 ‘칸 감독주간’의 올리비에 페레 집행위원장과 칸 감독주간 4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올리비에 자한 감독이 참여해 칸 감독주간의 탄생에 대한 설명부터 현재 한국에서 무수하게 생기는 영화제에 대한 생각까지 자유롭게 대화했다.

“너무 진지하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김홍준 기획위원의 말과 달리 올리비에 페레는 “1968년 5월 혁명이 칸 감독주간의 시작”이라며 진지하게 말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올리비에 자한 감독은 “감독주간 부문은 칸 영화제 안에 또 다른 작은 영화제라고 보면 된다. 조직위 측과 별개로 프랑스 영화감독 협회가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칸 감독주간이 선정하는 작품의 기준에 대해 올리비에 페레는 “첫째, 다른 어느 영화제에서도 상영된 적이 없는 신작영화일 것. 두번째, 상업영화든 실험영화든 어떤 장르와 상관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혁신적인 영화일 것”이라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그동안 칸 감독주간에 초청되었던 한국영화, 가령 이광모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과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 역시 이런 선정기준에 의해 초청됐다. 한국영화를 보면 산업적인 면과 비평적인 면을 모두 충족시켜서 집행위원장으로서 관심있게 바라볼 수 밖에 없다. 그런면에서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가장 훌륭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올리비에 자한 감독이 만든 칸 감독주간의 트레일러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했다. 김홍준 기획위원이 “지금껏 내가 다녀본 국제영화제의 트레일러 중에서 최고”라고 칭찬하자, 올리비에 자한 감독은 “그건 2004년에 올리비에 페레 위원장이 나더러 만들라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칸 감독주간에서 상영된 영화들을 자유롭게 바라보자는 게 출발이었다. 그리고 그 중에서 영화사적으로 볼때,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과 미래에 매우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감독의 초기작들을 모아서 트레일러를 만들었다. 그 트레일러를 5년째 쓰고 있다.” 이어 김홍준 기획위원은 한국에서 많은 영화제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현상에 대해 패널들의 의견을 구했다. 올리비에 페레는 “최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영화제가 영화와 영화감독을 대중들과 이어줄 수 있는 가교로서의 역할이다. 하지만 페스티벌 측면에서 너무 많은 영화들을 상영해 오히려 대중들을 소외시키키도 한다”고 분서했다. 이에 대해 김홍준 기획위원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 영화제를 시작해서는 안된다. 영화제를 시작하려는 지역자치단체들은 자신의 지역이 문화적 인프라, 관광의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지, 혹은 인구가 많은 대도시인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즉, 지역에 맞는 규모, 성격과 어울려야 한다”고 일침했다. 마지막으로 김홍준 기획위원은 올리비에 페레에게 “6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진 선배영화제로서 이제 2회를 맞은 충무로국제영화제에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는가”라는 다소 원론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영화제와 관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제는 관객들을 위해 다양한 영화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답변했다. “영화제는 새로운 영화를 발굴하고 고전영화를 재평가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았나. 관객 역시 다양한 영화들을 보면서 (보는 행위로서의) 영화문화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함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