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비키니의 복수> Woman Revenger 차이양밍/대만/1981년/85분/컬러/아시아영화의 재발견: 장르
‘강추’ 상영작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작품이다. 하지만 7,80년대 동 아시아를 휩쓴 영화적 분위기를 고찰해 볼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하얀 비키니의 복수>는 1980년 초반, 여성을 주인공으로해 폭력, 강간, 고문등의 소재를 선정적으로 묘사했던 ’타이완블랙무비’의 대표작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친구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암흑가에 뛰어든 여자경찰이다. 친구가 야쿠자에게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녀는 야쿠자들의 다음 목표인 친구의 동생을 찾아나서는 데, 이 과정에서 그녀는 친구의 동생을 씻기며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하면, 목욕 도중에 남정네들과 싸우는 등의 고초를 겪는다. 게다가 복수를 위해 모인 여성무술인들은 하얀 비키니를 입고 남자를 유혹하며 작전을 펼친다. 의도적으로 선정적인 묘사를 일삼는 이 영화의 특징은 최근 <다찌마와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를 통해 다시 언급된 <여자형사마리>(1975)등의 여자형사물, 그리고 당시 일본에서 제작된 여자죄수물이나 수녀물 등과 흡사한 모습들을 지니고 있다. <하얀비키니의 복수>와 묶음상영되는 <타이완 블랙무비를 말하다>를 참고한다면, 이들 영화에서 정치·사회적인 맥락을 발견할 수도 있을 듯. 가격대비 효과적인 흥행을 노리던 저개발시대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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