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이 울리자 아기 사진이 떴다. 인터뷰 시작한 지 5분도 안됐는 데, 벌써 세번째다. 이제 갓 돌이 지났다는 유화영 홍보팀장의 아기다. 그녀는 수도 없이 걸려오는 업무 독촉의 스트레스를 아기의 얼굴로 달래고 있었다. 원래 싸이더스 FNH의 마케팅팀에서 일했던 그는 <이장과 군수>를 마지막으로 태교 작전에 돌입한 후, 출산과 육아를 거쳐 1년반 만에 현업에 컴백했다. 영화제에서 근무한 건 이번이 처음. 영화홍보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있지만, 그래도 간만에 하는 일이 손에 쫙쫙 붙는 중이다. “확실히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건 힘든 것 같다. 둘 다 잘하는 엄마들이 정말 대단해 보이더라.”(웃음)
개막을 앞둔 홍보팀장의 하루는 분주했다. 개막식이 열릴 국립극장의 시설 확인과 행사에 참가할 기자들의 동선 정리, 속속들이 입국하고 있는 해외게스트들의 인터뷰 일정 잡기. 거기에 시도 때도 없이 뭔가를 물어보는 <씨네21> 데일리팀의 전화까지. “너무 바빠서 긴장할 새도 없다”는 말이 농담은 아닐 것이다. “영화를 홍보할 때는 한 작품에만 올인하면 됐는 데, 영화제는 올인해야 할게 너무나 많더라.(웃음)” 하나의 컨셉을 기획해 한 편의 영화를 포장하던 것과 영화제 전체의 컨셉을 잡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다른 상황이었을 것이다. 유화영 홍보팀장이 말한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홍보 방향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축제”다. “고전영화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는 점, 그리고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영화제라는 점이 이 영화제의 차별점이다. 누구나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간다면 홍보팀장으로서도 뿌듯할 것 같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다음 일정으로 향하던 찰나, 다시 그녀의 휴대폰에서 아기 사진이 떴다. 영화제가 끝날때까지, 엄마는 근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