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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펼쳐지는 이미지 장난 <엽기 좀비 오토>
김도훈 2008-07-24

엽기 좀비 오토 Otto; or, Up with Dead People 브루스 라부르스/ 캐나다, 독일/2008년/ 94분/ Q리어스

기억을 잃어버린 오토라는 이름의 좀비가 로드킬 당한 동물들을 뜯어먹으며 베를린에 당도한다. 섬광처럼 번득이는 생전의 이미지 때문에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하고 자문하던 오토는 언더그라운드 영화 제작자인 메데아 얀을 만난다. 메데아의 목적은 평생의 숙원으로 만들어온 정치-좀비-게이 포르노영화 <죽은 자와 함께>(Up with Dead People)의 주인공으로 오토를 기용하는 것이다. 대체 왜 <엽기 좀비 오토>라는 재치도 재미도 없는 제목을 가져다 붙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 제목에 넘어가서 이 영화를 선택할 관객이라면 좀 짜증스러울 거다. 이건 호러영화인 동시에 코미디영화이며 동시에 게이포르노영화이며 전체적으로는 실험적인 뉴 퀴어 시네마의 일족이다. 게이 펑크 잡지와 게이 포르노 제작 경력이 있는 논쟁꾼 브루스 라부르스 감독은 무성영화와 유성영화의 테크닉을 마구 버무리고 하드코어 게이 섹스장면을 탐욕스럽게 화면에 펼치는 등 유쾌하게 이미지 장난을 펼친다. 동성애 문화의 무의식과 단면들을 사유한다는 표현은 좀 낯간지럽고, 어쨌든 좀비 바이러스가 게이 섹스를 통해 퍼진다는 설정이 웃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낄낄거리면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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