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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웅은 이소룡이다!”
김도훈 2008-07-22

칠레산 수퍼히어로 액션영화 <미라지맨>의 주인공 마르코 자로

‘라틴 아메리카의 액션 히어로가 부천에 왔다!’고 해서 들뜬 기분으로 인터뷰 자리에 나갔더니, 그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홍보팀은 "아침마다 체육관에 가서 운동을 하느라 땀범벅이 되어 들어오신다. 샤워를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20여분이 지나 마침내 인터뷰 자리에 나타난 마르코 자로는 186cm의 뼈대에 단단한 근육이 용틀임을 하며 휘감겨있는 모습이 딱 <미라지맨>의 모양새 그대로다. 칠레 최초의 무술 액션영화 <미라지맨>에서 자로는 성폭행 당하는 TV 리포터를 구출한 뒤 사회의 불의를 쳐부수는 수퍼히어로가 되기로 결심한다. 흥미로운 것은 <미라지맨>이 스피디한 액션과 편집으로 휘몰아치는 요즘 액션영화의 대세를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감독 에르네스토 디아즈 에스피노자는 카메라를 크게 흔들지 않고 마르코 자로의 액션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는데 집중한다. 자로에 따르면 <미라지맨>의 현실적인 액션은 "대부분이 즉흥연출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란다. "어려서부터 몸과 마음을 모두 단련하고 정진하는 무술의 신념을 따르기 시작했다"는 마르코 자로는 가라데 사범이었던 엄마의 영향으로 무술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용쟁호투>를 보는 순간 이소룡이라는 인생의 우상을 찾았다. "이소룡은 모든 무술의 계파를 자기것으로 받아들여 자유를 찾은 남자였다. 그의 무술은 아트였다". 이제 마르코 자로는 에르네스토 <미라지맨>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가 됐다. 영국의 제이슨 스테이덤, 벨기에의 잔 클로드 반담 등에 이은, 또다른 백인 무술 스타의 탄생이랄까. 하지만 그는 지난 7년간 할리우드에서 ‘더 록’같은 스타들의 스턴트 더블로 활동한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칠레를 떠날 생각이 없단다. "에스피노자와 함께 제작사를 만들어서 순수 칠레산 장르영화를 계속 만들거다. 내가 일구어 낸 시작이니만큼 함께 성장해나가며 지켜보고 싶다"

사진 함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