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주목받는 프로젝트다. 인터넷 게임을 통해 베이징에 모인 다섯 명이 정체불명의 진행자가 지시하는 대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점..." />
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AN Daily > 12회(2008) > 영화제소식
상업성과 예술성 모두 잡겠습니다
장영엽 2008-07-22

IT 프로젝트 <스피드 딜리버리 206>의 시에 동 감독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작품이예요." IT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이헌희 팀장이 살짝 귀띔해주었다. 재능있는 젊은 감독들의 프로젝트를 제작 지원하는 IT 프로젝트에서 시에 동 감독의 <스피드 딜리버리 206>은 주목받는 프로젝트다. 인터넷 게임을 통해 베이징에 모인 다섯 명이 정체불명의 진행자가 지시하는 대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점 혼돈에 빠져든다는 설정. 무용강사, 익스트림 스포츠맨 등 캐릭터 설정도 독특하고 그들이 선보인다는 브라질 전통무술 카포에라 또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액션이다. 시에 동 감독은 7년 동안 장 이모우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일하며 <영웅> <연인> 등을 함께 만든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대중성과 예술성을 고루 갖춘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래가 기대되는 차세대 중국 감독과의 인터뷰를 여기에 옮긴다.

-IT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 부천영화제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많이 찾는 매니아 영화제라고 들었다. 그래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고, 이미 부산국제영화제에 세 번 참여했기 때문에 한국이 낯설지 않았다. 또 영화제에 오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참석했다.

- <스피드 딜리버리 206>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 예전에도 액션영화를 만든 적이 있지만, 이번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일단 보다 오락성이 보완된 영화를 만들자고 생각했었다. 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무술을 써보자고 다짐했다. 액션영화 시장은 가장 방대한 시장이지만 새로운 액션을 보여주지 않으면 관객에게 외면받는다. 상업과 예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액션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다.

- 이종격투기, 브라질 전통무술 등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다양한 무술기법이 인상적이다. = 중국인들은 어렸을 때부터 무술을 많이 배운다. 나도 다섯살에 무술을 시작해 지금까지 꾸준히 배우고 있다. 궁극적으로 액션영화를 만드는 게 꿈이었기 때문에 예전부터 외국에 갈 때마다 무술하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다녔다. 동남아에서 여러가지 무술을 혼합한 무도인들을 만났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이런 사람들을 통해 브라질 무술을 배운 적이 있다. 나는 국경을 초월한 이들의 무술에 여전히 많은 관심이 있다.

- 시나리오를 쓰면서 어디서 영감을 받았나. = 현대 중국사회, 특히 중국의 젊은 세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한국도 그럴 테지만 요즘 중국에서는 인터넷 롤 플레이 게임이 유행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게임이 단순히 재미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때리고 죽이는 게임을 한다는 건 인간의 내면에 그런 행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존재 하는 것을 뜻한다. 가끔 사람들은 이러한 욕구를 현실에서 표출하기도 하는데, 그건 가상과 현실을 혼동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열풍이 시작된지 1년 만에 벌써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무서운 세상이다.

- 그렇다면 중국의 젊은 영화감독들은 어떻나. = 몇 가지 성공사례가 있지만, 장 이모우와 펑 샤오강 이후 주류에 진입한 감독들은 많지 않다. 그건 중국의 특수한 환경 때문이기도 할 텐데, 알다시피 중국 정부의 검열 때문에 젊은 감독들은 영화 찍기가 쉽지 않다. 나를 비롯한 많은 감독들이 시장을 돌파하고 싶어하지만, 그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입김부터 투자, 촬영, 배급 문제까지 모든게 뒤엉켜 있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주류 감독이 되려면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장 이모우의 조감독으로 7년 동안 함께 작업했다. 이러한 경험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 인터뷰 할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이다.(웃음)이제 우리는 스승과 제자를 넘어선 형제같은 관계다. 그는 일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지만, 특히 인성에 대한 가르침을 많이 줬다. 그는 유명한 중국 배우와 평범하고 가난한 사람을 언제나 똑같이 대한다. 세계적인 감독이지만 한편으론 소박한 사람이고, 열린 마음을 가졌다. 또 사람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으며 실천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 혹시 미리 생각하고 있는 배우가 있는가. = 일단 투자 문제도 있고 해서 양조위나 유덕화 같은 중국의 유명 배우들을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대신 새로운 얼굴을 찾고 있다. 이번에 IT프로젝트에 참가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각국의 영화인들과 만나면서 마음에 드는 배우를 소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진 안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