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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변해버린 병원 <다크 플로어>
정재혁 2008-07-20

<다크 플로어> Dark Floors 감독 페테 리스키 | 핀란드 / 2008년 / 84분 /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한번의 불길한 정전과 그 뒤, 세상은 모든 게 변한다. 페테 리스키 감독의 장편 데뷔작 <다크 플로어>는 짧은 시간에 변해버린 병원을 무대로 한 이야기다. 원인 모를 병에 시달리는 소녀 사라는 끊임없이 “크레용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사라의 아빠는 병원의 치료를 믿지 못해 아이를 데리고 도망하려 한다. 하지만 그 순간 둘이 함께 탄 병원의 엘리베이터가 정전으로 멈추고 몇 분이 지난 뒤 다시 작동한다. 시끌벅적했던 병원 내부가 어떤 인기척도 없이 조용해졌다. 엘리베이터에 함께 갇혀 있었던 5명의 사람들은 영문 모를 상황에 당황한다. <다크 플로어>는 일면 감금된 이들의 공포를 그린 <큐브>와 영혼에 민감한 소녀가 세상을 구원할 열쇠를 가진 <엑소시스트>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닫힌 공간에서 벌어지는 폐소공포를 주무기로 어둠의 세계에서 출몰하는 괴물, 신체가 절단된 병원 사람들을 싸워야 할 대상으로 등장시킨다. 이야기의 비밀을 움켜지고 진행하는 건 모든 소리, 징조를 몸으로 느끼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소녀 사라다. 논리적인 계산으로 공간을 벗어나는 <큐브>와 달리 <다크 플로어>에선 사라의 직감이 주인공들의 길을 만든다. 그 때문에 극의 긴장감은 떨어지지만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공포를 타이밍 맞춰 재량껏 요리하는 솜씨는 좋다. 뮤직비디오를 주로 만들었던 핀란드 감독 페테 리스키의 2008년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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