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AN Daily > 12회(2008) > 추천영화
파코 리몬의 강렬한 장편 데뷔작 <닥터 인페르노>
정재혁 2008-07-20

<닥터 인페르노> Doctor Hell, the Movie 파코 리몬 | 스페인 / 2007년 / 84분 / 금지구역

길었던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아이. 암에 시달려 수척했던 꼬마는 하루아침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TV를 비롯한 모든 언론에선 이 아이의 실화를 ‘기적의 치료’라 보도하고, 사람들은 이제 암, 에이즈 등의 질병도 치료할 수 있을 거라 희망을 갖는다. 영화는 이후 화제의 중심이 된 병원의 내부로 들어가는데 여기서부터 희망은 끝도 없는 절망과 경악으로 급반전한다. 사람들의 몸과 장기로 실험을 하고 사람 안에 또 다른 사람을 배양하는 미치광이 의사는 병원을 가슴은 풍만하지만 덜렁거리는 성기를 가진 사람, 눈과 코가 마음대로 뒤섞여 형태 불명이 된 환자들로 채워나간다. 기적의 치료로 인간을 바꾸겠다는 의사의 미친 신념이 병원 전체를 뒤틀린 욕망의 결과물로 만든 셈이다. 의사에게 복수하기로 다짐한 간호사 가르시아, 그녀의 심장을 도려내라 지령 받은 남자, 그의 여자친구와 건물 관리인까지. 영화는 병원 인물들의 지옥 같은 상황을 끝도 없이 밀고 나간다. 머리를 관통하는 주먹과 머리에 그대로 꽂히는 컴퓨터 모니터 등은 기존 스플래터영화와 달리 좀 더 호쾌하고 단순한 방식으로 몸을 뚫고 해체하며, 여기에 파코 리몬 감독은 헐거운 유머와 액션, 내장을 으깨는 과격한 폭력까지 뒤섞는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은 어이없게도 의사가 발명한 거대한 로봇들이 채운다. 광기도 이 정도면 찬란한 수준. 올해 34살인 스페인 감독 파코 리몬의 강렬한 장편 데뷔작이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