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PIFAN Daily > 12회(2008) > 추천영화
낯간지럽고 코 간지러운 퀴어 청춘 성장기 <러브 오브 시암>
김도훈 2008-07-19

러브 오브 시암 The Love of Siam 추키아트 사크위라쿨/ 타이 / 2007년/ 158분/ 오프 더 판타스틱

뮤와 통은 단짝 친구다. 시골로 놀러간 통의 누나가 실종되자 고통받던 통의 가족은 방콕으로 이사하기로 결심하고 결국 뮤와 통은 작별한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뒤 뮤와 통은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다. 뮤는 인기 있는 고교생 밴드에서 보컬을 맡은 음악가, 통은 소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듬직하고 예쁜 청년이 되어 있다. 누나의 실종 이후 신뢰가 무너진 부모님 아래서 힘겨워하던 통은 어느덧 뮤와 아련한 풋사랑에 빠져들기 시작한다. <러브 오브 시암>은 낯간지럽고 코 간지러운 퀴어 청춘 성장기다. 추키아트 사크위라쿨 감독은 방콕의 여름 빛을 모조리 이용해 소년들의 아름다운 얼굴을 끊임없이 비추고, 뮤의 밴드를 통해 들려오는 타이 팝은 화사하고 달콤하다. 성장영화와 퀴어 시네마의 클리셰를 쑥스러움 없이 잘 비벼내는 이 영화의 주요 관객은 금지된 첫사랑을 되새기고픈 게이 관객과 아름다운 고교생 청춘들의 풋풋한 키스를 보고 싶은 여성 관객일 게다. 사실 <러브 오브 시암>은 발 빠른 국내 퀴어영화 팬들 사이에서 ‘락행시암’이라는 제목으로 꽤 인기 있었던 영화다. 미리 본 사람들은 다들 “유치하긴 하지만 마지막 장면을 볼 때마다 운다”고 했다.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