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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7명의 자원활동가 알아가는 즐거움에 돌아왔다
장영엽 2008-07-18

영화제 자원활동팀장을 맡은 최은영씨

‘현장 일보다 영화제가 훨씬 힘들더라.’ 대학 졸업 이후 10여 년간 영화 제작에 몸담았던 경험 많은 영화인이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부천영화제 자원활동팀의 업무 강도는 짐작할 만하다. 하긴 영화제 데커레이션부터 인터넷 게시판, 상영관 관리까지 자원활동가가 투입되지 않는 일이 없으니 바쁜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자원활동팀장을 맡은 최은영씨에게 영화제란 ‘알아가는 즐거움’이다. “영화 현장에 가면 많아야 1백 명 정도 있는데, 영화제는 더 많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특히 자원활동하는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나도 어려지는 것 같아요. (웃음)” 307명이나 되는 자원활동가들이 ‘필요한 건 없는지, 힘든 건 없는지, 밥은 먹었는지’ 챙기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언어로 말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자원활동가 평균 연령이 스물두 살이다. 어린 친구들은 인터넷 게시판 검색을 ‘눈팅’이라 부르고, 출근하면 ‘팀장님 저 출첵’이라 문자를 보낸다. (웃음) 우리 세대(그녀는 서른두 살이다)와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아주 재미있다.” 스탭으로 일하는 건 처음이지만, 최은영씨는 1, 2회 부천영화제를 자원활동가로서 몸소 체험한 ‘부천영화제의 산 증인’이다. 술 취한 영사기사를 못 알아보고 상영관 입구를 막아섰던 기억, 밤새 스탭들과 술잔을 기울였던 즐거운 기억이 그녀의 발걸음을 현장에서 영화제로 돌리게 했다. 지금도 비록 규모는 작았지만 진심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였던 그때가 가끔은 그립단다. 영화제를 하나의 이력으로 생각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도중에 팀에서 이탈하는 일부 자원활동가들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전화도 안 받을 때는 좀 괘씸했지.(웃음) 지금은 행사 도중 그만두는 사람들이 생길까봐 걱정된다. 그러니까 관객 여러분, 자원활동가가 1백 퍼센트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사진 안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