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에게 말 걸기. 9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의 목표다. 올해 들어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서 진행되는 이벤트가 부쩍 늘어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이벤트 기획을 맡은 김상미씨는 "이전의 공연들이 지정된 장소에서 관객을 맞았다면, 올해는 이벤트의 공간을 영화의 거리 전체로 넓히면서 축제를 확장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극장을 찾는 관객뿐만 아니라,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영화제의 일원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그렇게 기획된 행사가 바로 '퍼레이드'와 '낭독 이벤트-말 거는 책'이다. 오감으로 즐기는 '퍼레이드'의 첫 테이프는 3일 오후 4시 유쾌한 록큰롤 밴드 오브라더스가 끊는다.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춤추며 커플 댄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즉석에서 트위스트 콘테스트를 연다. 5일 오후 4시 곱게 차려입은 신랑신부가 꽃가마를 타고 행진하는 전통혼례 퍼레이드는 또 다른 볼거리. 예술가들의 사려 깊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낭독 이벤트는 홍대의 젊은 예술가 집단 프로젝트 이리와 김경주 시인, 김용택 시인이 함께 한다. 매년 전주의 봄밤을 아름답게 물들였던 악사들의 풍악소리는 올해도 어김없이 울려 퍼질 예정이다. 5월 2일부터 8일까지 매일 저녁 7시 국내외 인기 뮤지션들이 영화의 거리 내 야외무대(동진주차장 자리)에 선다. 아소토 유니온이 결성한 프로젝트 밴드 윈디시티,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인디밴드 루싸이트 토끼와 한희정, 영화 <즐거운 인생>의 음악 감독을 맡은 이병훈의 밴드 VOY와 2005년 데뷔 이래 각종 대중음악상을 휩쓸어 온 모던밴드 MOT의 흥겨운 공연이 이어진다. 이 모든 감흥을 이곳에 없는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다면? 전주국제영화제가 준비한 엽서 한 장에 추억을 가득 담아 보내면 된다. 현장에서 쓴 엽서는 받는 이에게 무료로 전달된다고.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친절한 영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