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영화제는 관객이 무섭다!” 제 11회 부천영화제 자원활동팀장 함석의씨의 말이다. 마니아 성향의 고정 관객들이 많은 영화제다 보니 스탭들이나 알 법한 허점을 단박에 지적해내기 때문이다. “‘8회엔 이러이러했는데 왜 이번엔 그런 걸 못살렸냐’는 구체적인 비판을 비롯해 까다로운 컴플레인이 많다. 그만큼 더 긴장될 수 밖에.” 2년째 자원활동팀장을 맡고 있는 그의 본업은 일간스포츠 신문 기자다. 난데없이 영화제 활동이라니 좀 엉뚱하지만, 아무래도 대학시절 응원단을 하며 느꼈던 단체 활동의 뜨거움이 그리웠던 탓이지 싶단다.
부천영화제를 알게된 건 제10회 집행위원장이었던 이장호 감독과의 개인적인 인연 덕. 마침 휴직기간과 시기가 맞물렸던 부천영화제 스탭 공채에 망설임없이 지원했다. 올해는 1300여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260명이 그와 함께 땀흘리고 있다. “팀원의 반수 이상은 부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 구성과 영화의 독특한 성격에 매료되서 참여한 친구들이다. 부천영화제에 대한 이해와 열성이 대단하다.” 다양한 팀원들과 함께 하다보면 자신도 충만한 ‘기’를 받는 느낌이라 행복하다. 부천시민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제1회 때부터 11년째 활동중인 50대 여성 팀원도 있다. 부산과 대구 등에서 올라온 열성 활동가도 20명 남짓 된다. “팀장이라기보다는 동료라는 개념으로 팀을 꾸리고 있다. 짐을 들라고 지시할 때 나도 함께 드는 식으로. 권위나 통솔보다 그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부천영화제를 너무도 좋아해서 자원한 자활팀원들이 정작 일정이 너무 바빠 영화를 볼 수 없어 안타까웠던 그는 올해 발대식과 해단식에 활동단을 위한 특별시사회도 마련했다. 이제 영화제가 끝나면 복직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결단이 쉽지만은 않은 듯. 올해 만난 팀원들과 열흘의 일정을 치르고 나면 “그 끊을 수 없는 매력”에 한바탕 홍역을 앓을 것 같다는 함석의 팀장. 복직의 시기는 또 1년 늦춰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