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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의 현재를 만난다
정김미은 2007-05-01

<한국단편의 선택1> 관객과의 대화

4월 30일 오후 5시 CGV 4관. <한국단편의 선택 1>의 상영이 끝나고 <자전거 도둑>의 감독 이걸기, <친애하는 로제타>의 감독 양해훈, <봉수>의 감독 조규장, <십 분간 휴식>의 감독 이성태와의 대화 가 시작됐다. “모두 남성 감독이라는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는 영화들이네요.” 이선화 모더레이터의 말처럼, 네 편의 영화들은 각양각색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체험에서 시작한” 영화 <자전거 도둑>, “소외되고 발언권이 적은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 만들게 된” <친애하는 로제타>, “어디서 무엇인가가 끝나도, 또 어디선가는 무언가가 시작되는” 것을 보여준 <봉수>, “등장인물 모두가 군대라는 거대 조직 안의 희생양인” <십 분간 휴식>. 영화의 이야기들이 모두 다른 것처럼, 관객들이 건네온 이야기도 다양했다.

“<봉수>는 자세한 설명 없이 많은 것을 덮어둔 느낌”이라는 말에 조규장 감독은 “이야기의 흐름만이 아닌 정서적 느낌의 연결을 통해서도 (내용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십 분간의 휴식>은 실제로 군 생활을 한 섬에서 휴가 나온 후임병들을 데려다 찍었던 작품이다. 이성태 감독은 “군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크게 보면 한국이라는 굴절된 사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친애하는 로제타>의 양해훈 감독은 장편 영화 <저수지에 빠진 치타>의 감독이기도 하다. “아버지가 탄 자전거는 신속성을 위한 것인지, 권위의식을 나타낸 것인지 궁금하다.” <저수지에 빠진 치타>의 배우가 객석에서 능청스레 던진 질문에, 감독은 “<ET>에서 경찰관들이 등장할 때 나는 열쇠꾸러미 소리는 도망쳐야 한다는 약속이다. 자전거 브레이크 소리가 그런 약속이 되어 아버지를 은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자전거 도둑>에 대한 질문이 나오지 않아 이걸기 감독이 “내 영화가 제일 재미없었나보다”며 살짝 토라진 척을 하자, 객석 곳곳에서는 재미있었다는 말들이 쏟아졌다. 걸죽한 경상도 방언으로 시원하게 대답하는 그에게 그 동안 밀려있던 질문들이 몰려 나왔다. 노인이 마시는 음료를 술이 아닌 콜라로 설정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솔직히 나의 생각이 아니다. 한 스텝이 ‘외로운 사람은 콜라를 먹지 않을까’ 라는 의견을 냈고, 그것을 적극 수용한 것이다” 라고 말해 관객의 즐거운 웃음을 샀다.

두 차례 상영 모두 매진을 기록한 <한국단편의 선택 1>. 그 인기를 증명하듯 질문이 무수히 쏟아졌지만, 제한된 시간 탓에 시원한 답 대신 아쉬움으로 네 작품과의 만남을 마무리해야했다.

사진 장근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