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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프지기 엘레나 호흐로바, 이사가미 유우타
이영진 2007-04-29

“피곤해도 잠보다 바쁜게 좋아요”

“간식 배급이요”“전, 기념품 판매해요” 통역자가 없어 잔뜩 긴장했는데, 두 사람 모두 우리말이 유창하다. 러시아에서 온 엘레나 호흐로바(23)와 일본에서 온 이사가미 유우타(21)는 외국인 자원봉사자. 전북대학교가 마련한 학생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해 가을부터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다 8번째 지프지기가 됐다. “지원자가 많아서 탈락할 줄 알았다”는 엘레나는 “교수님의 제안으로”, “한국어가 아직은 서툴다”는 유우타는 “선배가 등 떠밀어서” 영화제 수호천사가 됐다고. “한번은 밤에 간식 창고 자물쇠가 고장났어요. 집에 안 갈 수도 없어서 막대기로 걸어두고 왔는데 밤새 도둑 들까봐 한숨도 못 잤어요”(엘레나) “기념품 판매점에서 관객들의 가방이나 물건을 맡아주기도 해요. 그런데 오늘은 가방을 받았는데 그 안에 강아지가 있잖아요. 많이 놀랐죠”(유우타) 하는 일은 달라도 힘든 건 비슷하다. “1시간 씩만 더 자면 좋겠어요”“아침에 일어날 때가 가장 어렵죠” 그래도 수면부족이 “하는 일이 없어 두리번거리는 것 보다” 훨씬 낫다.

두 사람 모두 한국어를 배운 계기도 재밌다. 먼저 한국어를 배운 언니가 “같이 배우자고 해서” 덤벼든 엘레나는 극동국립대학교에서 한국학까지 전공하고 대학원 진학을 계획중이다. “언니요? 언니는 한국어가 어렵다고 오래전에 그만뒀죠” 반면, 유우타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 한글을 전혀 몰랐다. “장학금을 많이 준다고 해서 왔다.(웃음)”는 유우타, 학비는 물론이고 덤으로 한국말까지 배워서 지난 1년이 행복했다고. “일 안 하고 영화 보면 큰일 나요” 엘레나는 <사유재산>을 꼭 보고 싶고, 유우타는 <태양의 노래>를 꼭 듣고 싶지만, 아무래도 영화제 기간 동안 그들의 꿈이 이뤄질 것 같진 않다. 그래도 두 사람 모두, 마지막에 고개를 끄덕인다. “내년에 기회가 주어지면 당연히 해야죠. 사람들하고 같이 어울리는게 얼마나 재밌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