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JIFF Daily > 제8회(2007) > 영화제소식
한국의 넘쳐나는 에너지가 좋다
박혜명 사진 조석환 2007-04-28

<사드 이야기>의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룻시

“김기덕 영화를 봐라. 그럼 한국영화가 더 궁금해질 거다.” <사드 이야기>의 촬영감독인 프랑스 출신 크리스토퍼 룻시는 몇 년 전 지인에게서 이런 말을 듣고 마르세유의 한 인디영화관에서 <해안선>(2002)을 보았다 한다. 그 뒤 그는 김기덕 영화의 마니아가 되었다. 김기덕의 영화는 “성과 여성에 대한 시선이 흥미롭”고 또 “유머러스해서 좋다”는 게 이유다.

그래서 룻시는 <사드 이야기>의 감독 앙트완 코폴라와 함께 지난 1년여 간 김기덕에 관한 다큐를 만들게 되었다. 제목은 <김기덕, 격정적인 미의 감독>(Kim Ki-duk, the director of convulsive beauty). 그는 이 다큐가 “한국 사람의 시선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김기덕의 영화세계를 말하려고 노력했다”며 “아마 한국 사람들에게도 김기덕을 재발견케 하는 기회일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긴다. 이 다큐는 올 여름 EBS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에 소개될지도 모른다.

두 편이나 함께 작업한 앙트완 코폴라 감독과는 대학 사제지간에서 영화 동료로 발전한 사이. 한국영화 및 한국 자체에 대한 깊은 관심이 공통분모가 되었다 한다. 두 사람은 김기덕의 다큐를 찍기 전에 ‘청계천 다큐멘터리’도 찍었다. “청계천의 역사를 중심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해 말하는 다큐”라고.

홍상수와 이창동도 좋아하는 룻시는 한국영화와 한국의 문화에서 “넘쳐나는 좋은 에너지”를 느낀다. 그는 “당분간 프랑스로 돌아갈 계획이 없는” 오래 된 여행가이기도 하다. 일본을 가끔씩 오가면서 한국에서 여행객으로 지낸 지 1년 반이 되었다. “한국영화든 한국말이든 아직 더 경험하고 배울 게 많다. 일단 한국여자랑 결혼만 하면 여기 눌러 살 수 있는데...”배낭여행족들에 대한 단편을 연출한 적도 있는 그가 “그 영화를 전주에도 출품 지원했었는데 떨어졌다. 나는 슬펐다”며 개구진 미소를 띄운다. 한참 사진촬영을 당하더니 “Oh, a lot of 사진”하는 유쾌한 여행객의 금발머리가 유머러스하게 바람에 흩날린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