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충격전’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시작된 것은 2006년 11월이다. 사실 지난해까지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 일했다. 6년 정도 일하며 ‘애니마테크’라는, 시네마테크 개념의 애니메이션영화제를 만들기도 했다. 계속하고 싶었지만 다른 공무에 시달리다보니 시간이 도저히 나지 않더라. 결국 지난해 5월 공무원이라는 요직을 박차고 나왔다. (웃음) 그 뒤 나의 애니마테크적인 사고를 지지해주는 교수님들, 지인들, 스탭들을 모아서 진짜 한번 애니메이션영화제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애니충격전’을 시작했다.
여타의 애니메이션영화제와 차별화되는 점은. ‘애니충격전’에서 충격이라는 단어는, 대중이 갖고 있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깨주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애니메이션이 성장하지 못하는 모든 문제는 애니메이션이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많은 영화제들이 그런 인식을 바꾸기보다는 1년에 한번씩 그 인식을 굳히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애니충격전’은 성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콘텐츠를 마련했다고 자부한다.
이번 상영작 중 추천하고 싶은 작품은. 1월에 상영되는 시그라프페스티벌 초청작들은 사실 한편 한편이 최고의 테크닉과 발상을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중에서도 수상작인 <One Rat Short> <458nm>은 꼭 보았으면 한다. 또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애니메이션 학교인 바덴 비르템베르크 아카데미의 작품들이 상영되는데, 한편도 놓치지 않고 보길 권한다.
앞으로 어떻게 영화제를 이끌어나가려 하나. 지금 관람료가 4천원인데, 솔직히 수익은 거의 안 난다. 하지만 당장 수익을 내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애니메이션의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리 오래 걸리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1년 안에, 티켓 판매로만 사무국이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한명, 두명이라도 영화제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나면 애니메이션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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