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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 안성기

“제가 영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2005년부터 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성기는 <화려한 휴가> 촬영지인 광주와 영화제가 열리는 부산을 오가느라 집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10월 13일 하루만 해도 열개가 넘는 행사에 참여한 듯하다는 그는 극장에서 ‘새로운 물결’ 부문 감독들을 관객에게 소개하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영화가 시작되면 곧바로 극장을 빠져나가야만 한다. “속이 상할 것 같아서 영화제 프로그램을 제대로 보지도 않았다. 영화를 즐겁게 보시라고 말하고선 그 영화를 보지도 못한 채 다른 행사장으로 가야 하니까, 실속이 없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웃음).”

그럼에도 안성기가 부위원장 자리를 수락했던 것은 이춘연 씨네2000 대표와 강우석 감독을 비롯한 영화인들의 권유 때문이었다. “안성기가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지만, 영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한명도 없다면서(웃음), 등을 떠밀려서” 부위원장을 받아들인 그는 그 자리가 “자기 시간을 할애해서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 자신에게도 즐거운 순간들은 있었다. “지난 겨울 중국에서 함께 <묵공>을 찍으며 고생했던 유덕화를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이번에 만날 수 있었고 ‘오픈토크’도 했다. 영화제는 자기 영화를 들고 가서 관객과 Q&A도 하고, 보고 싶은 영화도 보는게 최고겠지만, 이렇게 영화인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오픈토크’ 전날 너무 늦게까지 술을 마셔서 아침에 토끼눈으로 일어나는 바람에 정상으로 보일 때까지 방안에서 계속 뛰었다(웃음).”

빼곡한 스케줄 틈틈이 인터뷰를 하면서도 “상대를 만나고 있는 짧은 순간만큼은 내가 그에게 100% 올인하고 있다는, 편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려고 한다”는 그는 영화제 도중에도 3일 동안 광주에 가서 <화려한 휴가>를 찍어야만 한다. 피곤한 일정일텐데도, 그말을 하는 순간, 얼굴이 활짝 펴진다. “나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순간이 가장 좋다. 영화제도 즐겁기는 하지만, 영화의 재미를 따라잡지는 못하는 것같다” <화려한 휴가>에서 예비역 대령이자 광주 시민군을 조직화하는 인물을 맡은 안성기는 그가 ‘좋은 사람’이라면서 “다양한, 조금씩 다른 의미의 좋은 사람들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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