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행 편도 비행기표>는 한 입양아가 모국을 오가는 왕복티켓을 구하는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연출하고 등장한 인수 라드스타케 감독에게 그 티켓은 바로 자신을 낳아준 ‘생모’다. 지난 13일, 그는 매우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영화에 담지 못한 생모와의 첫 상봉이 다음 날에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전날 처음으로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는 그는 “빨리 만나 나와 어디가 닮았는지 찾아보고 싶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인수 라드스타케 감독이 자신의 여정을 카메라에 담은 것은 여타의 입양아들과 마찬가지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그는 “정체성은 당신은 무엇인가 혹은 당신은 무엇이 되어가는 가에 대한 해답”이라며, 그의 영화가 바로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암스테르담 행 편도 비행기표>는 그동안 인수 라드스타케 감독이 가졌던 한국과 입양문제에 대한 입장의 변화를 가져다 준 계기이기도 했다. 영화를 제작하기 전까지는 한국에 대해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그는 엔딩 크레딧의 한 구석에 어머니의 이름을 넣어 감사를 표했고, 이후 한국에서 여행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한국을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생모의 신상정보를 알기 위해 찾아간 입양기관에서는 미혼모에 대한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정보공개를 거부했고, 그때마다 그는 미혼모가 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한국의 정서에 분노해야만 했다. 그는 “그동안 한국에서 20만 명의 아이가 해외로 입양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에서 미혼모는 수치를 느껴야 하고, 미혼모의 자식은 그보다 더한 수치감을 강요받는다”며 “나는 이 영화를 통해 그러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던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한국에 더욱 가까워져서인지 그의 다음 작품 역시 한국사회를 다룬다. 이번에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다. 영화배우 홍석천의 커밍아웃과 그에 따른 한국사회의 변화를 다룰 것이라고 한다. 홍석천의 첫 번째 연인이 네덜란드 인이기 때문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아마 바쁜 촬영일정과 더불어 생애 처음 만날 어머니 덕분에라도 앞으로 인수 라다스타케 감독이 왕복티켓을 끊을 일은 더욱 잦아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