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하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요"
"우리가 보고 느낀대로 표현한다" 전주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5인의 관객 평론가를 선발했다. ‘한국영화의 흐름’ 섹션의 상영작들을 심사하고 비평하게 될 이들은 1차 자기소개서 및 서류전형, 2차 기사작성 시험과 면접 등‘철저한 검증과정’을 통과한 실력자들이다. 5명 선발에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원했고 작년과 비슷한 14대 1 정도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화제 기간 9일간 데일리 지면을 통해 영화의 리뷰를 쓰게될 이들은 철학과 사회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부터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여교사까지 그 이력도 다양하다.
서로 다른 곳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모인 이들에게 ‘관객평론가’란 타이틀은 무엇을 의미할까. "저희가 전문 평론가는 아니지만, 아마츄어 평론가라고는 말할 순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공적인 책임감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이런 기회를 갖는다는게 쉽지 않잖아요. 그러니 더 열심히 해야죠.” ‘무규직이종예술가’를 꿈꾸는 신예슬씨의 다짐이다. 이력이 다양한 만큼 ‘영화를 쓰는 일’에 대한 생각도 다양하다. 철학을 전공하고 있는 황선표씨는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감독이 제기하는 두 세가지의 이슈들에 귀를 기울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평소 영상 교육에 관심이 많은 선생님 지혜경씨는 "진부하지 않은 글, 편향적이지 않은 글을 쓰고 싶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힌다.한편 전주가 고향인 김유리씨는 ‘전주’영화제에 대한 애착을 강하게 드러낸다. "이제는 전주가 비빔밥이나, 전통문화의 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영상과 문화의 도시로 인식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전주영화제는 매우 소중한 행사예요. 스타들이 많이 오는 번화한 영화제는 아니지만 나름대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문화축제거든요.”
하지만 이들이 모두 매일 데일리에 리뷰를 실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들에게 주어진 지면은 단 한 페이지. 매일 매일을 동료와의 경쟁속에서 살아야 할 이들이지만, 영화를 향한 열정이 있기에 그들의 표정은 전혀 어둡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