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디렉터스 인 포커스(NDIF)’는 신인감독이 제작사를 상대로 직접 프로젝트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이다. 조형식 감독은 아마도 NDIF 여섯 감독 중에서 가장 어두운 프로젝트를 들고왔을 것이다. <성냥공장청년(어느 자살폭탄테러범 이야기)>은 누구에게도 눈길을 받지 못했던 가난하고 왜소한 청년이 단 두개의 사랑,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 어머니와 아름다운 러시아인 댄서를 잃어버리는 이야기다.
그러나 조형식 감독은 단지 우울하기만 한 영화는 아닐 거라고 한다. “런던에 유학을 가기 전에 다큐멘터리 <병원 24시>를 연출했다. 그때 나는 일을 마치고도 그 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내 영화는 너무 불행하여 외면하고 싶은 <병원 24시>와 다르게, 마음이 아파지는 영화가 될 것이다”. 꼭 10년 전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결심했던 조형식 감독은 시나리오를 두 줄 쓰고 손을 놓은 다음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를 시작했다고. 이제 경험과 기술을 두루 쌓은 조형식 감독은 막바지에 몰려 자살폭탄테러범이 되고 말지만, 마음 착했던 한 청년의 이야기로, 10년전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