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몽콜 소나쿤은 타이 독립영화 감독들에게는 든든한 ‘왕언니’다. 미국에서 사진과 영화를 공부한 뒤 타이에 돌아와 친구가 만든 영화사 파이어크래커에서 잠시 일을 도와주던 그는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첫 번째 영화 <정오의 신비한 물체>의 프로듀서를 맡게 되면서 “싸구려 상업영화 일색이던” 타이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타이 인디그룹의 1세대에 속하는 그는 이후 핌피카 토위라의 <하룻밤의 남편>, 지라 말리쿤의 <틴 마인>, 최근에는 펜엑 라타나루앙의 <보이지 않는 물결> 등 인디와 메이저를 오가며 자국 유명 감독들의 영화 제작을 도맡았고, 올해는 <세 친구>라는 영화를 들고 부산에 왔다. 이번엔 프로듀서가 아니라 감독이다. 이미 3편의 장·단편영화를 연출한 그는 유명 섹스심볼인 마미와 그의 여자친구들이 해변을 찾았다가 벌어지는 사건들을 “스타 리얼리티 쇼를 연상시키는” 형식으로 묶어냈다.
두명의 영화동지와 함께 공동연출한 <세 친구>는 정해놓은 스크립트 없이 섬에서 14일 동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서 완성했다고. “제작과 연출을 병행하는 건 다 돈 때문이다. 먹고 살아야 하고, 또 그래야 영화도 만들 수 있고” 지난해 박스오피스를 뒤집어놓은 흥행작 <셔터>의 두 감독의 새 프로젝트 <얼론>(Alone)의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있는 그의 영화사 이름은 ‘데디케이트(Dedicate)’. 건강한 타이 산(産) 영화를 빚기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의가 들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