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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베를린 보다 부산이 더 끌려요
2005-10-07

북한 국적 재일교포 3세 자봉, 유정희씨

“오늘도 인터뷰 해야 하나요?” 부산국제영화제 10주년 행사팀의 자원봉사요원인 유정희(24)씨는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난감해 했다. 그도 그럴것이, 북한 국적을 가진 재일교포 3세인터라 개막 전부터 많은 언론의 취재대상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 동료 자원봉사요원들도 그녀를 보호하느라 내심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하지만 그녀 역시 “자원봉사 기간동안 장동건을 꼭 실제로 봤으면 좋겠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여느 발랄한 20대 아가씨와 다름없었다.

일본에서 조총련계 민족학교를 나와 일본 케이션여학원 대학을 졸업한 유정희씨는 지난 3월 부산대학교 언어교육원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국적 때문에 상처받는 일도 많았지만, 일본에서도 남자친구는 뒷전인채 혼자 영화를 보러다닐 정도로 깊은 애정을 키워온 만큼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기대로 버티며 지냈다고 한다. “먼 나라 이야기 같은 칸이나 베를린 보다는 우선 가까운 부산국제영화제에 더욱 끌렸어요.”자원봉사 기간동안 그녀에게 닥친 가장 큰 시련은 역시 동료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무엇을 시키는지 알 수가 없어서 쭈볏대는 경우가 잦았지만, 활발한 성격 탓에 미운털은 박히지 않았다고 한다. 유정희씨가 이번 영화제 기간동안 제일 보고 싶어하는 작품은 이다. 야기라 유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국어 자막을 읽기가 힘들기 때문이란다. “작은 도움이나마 영화제에 보탬이 된다니 기쁘다”는 그녀는 개막식이 다가오면서 더욱 설레고 있다. 

 
글 강병진, 사진 최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