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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알프레도 할아버지, 김부환
2005-10-07

3회부터 야외상영관 영사 맡고 있는 김부환씨

산타할아버지의 선물꾸러미 안에 영화 한 편이 있다면 어떨까? 착한 어린이에게 좋은 영화 한 편을 보여주려 영사기를 돌리는 산타할아버지의 이미지에 덥수룩한 수염을 가진 김부환(54)씨는 너무나도 걸맞는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야외상영을 도맡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영화제가 10주년을 맞은 지금 다른 어느때보다 더욱 긴장한 모습이었다. 야외의 경우, 예기치 않은 사고요인이 많기도 하지만, VIP게스트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이란다. 관공서의 요청으로 극장이 없는 시골마을 등을 돌며 시네마천국을 건설하던 그는 지난 3회때부터 야외상영관 영사를 도맡아왔다. 1,2회 상영때 있었던 영사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산영사기사협회에서 특별히 그를 추천했고, 경력 35년의 베테랑 영사기사인 그는 현재 영화제 기술위원으로도 활발히 활동중이다.

8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하는 동안 그는 영화보다 더욱 뭉클한 장면을 목격하곤 했다. 특히 3회때 일본영화 상영 당시 기계고장으로 상영시간이 약 40분가량 지연되던 상황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풍경이다. 영화를 만든 스탭과 배우, 심지어 감독까지 무대에 나와 춤을 추고, 노래를 하며 자리를 뜨는 관객들을 불러앉혔던 모습이 너무도 고마웠다고. “항상 긴장을 하는 탓에 특별히 내용이 와닿았던 영화는 없지만, 만큼은 기억해요.” 이후로는 몇번이고 반복하며 영사기와 필름을 확인하고 사운드를 체크하는 등 유비무환을 실천한 덕에 ‘무사고 영사’를 기록하고 있다고. “언젠가는 순수 국내기술로 만든 영사기와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맞고 싶다”는 김부환씨. 산타할아버지의 영사기는 내년에도 쉬지않고 촤르르, 돌고 돌 예정이다.

글 강병진 사진 최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