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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타임캡슐] 1. 검열과의 싸움
이영진 2005-10-07

영화제에서 가위질 웬말입니까?

어느 잔치나 깽판 놓는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초대받지 못한 자들이 행패를 부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PIFF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때는 1996년.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PIFF의 발목을 잡아챈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공연윤리심의위원회. '검열천국 코리아'를 외치면서 가위들고 설쳐대던 공륜 입장에선 PIFF가 여간 못마땅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구요? PIFF의 경우, 심의를 면제 받았기 때문이죠. 국제영화제에 주어지는 예외가 "마구 잘라야 나라가 산다"는 원칙을 가진 공륜 눈에 좋게 보일리 없었겠죠. 여기에 월급 받고 놀 수 없다는 심의위원들의 투철한 공무원 정신까지 더해져, 공륜은 개막전부터 장 위엔의 , 료스케 다카하시의 , 에릭 쿠의 등 몇몇 문제작(?)들을 찍어냈고, 이들 작품을 상영하려면 심의를 받으라는 압력을 영화제 쪽에 수시로 가했습니다.

결국 공륜이 무밑에서 휘두른 철퇴는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인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에 떨어졌고, 부산국제영화제는 무삭제 상영을 하되 영화관계자, 기자, 평론가에게만 공개하겠다는 절충안을 선택했습니다. "훼손없는 원판을 부산에서 보겠다"며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던 관객들로서는 관람기회를 원천봉쇄 당한 셈이죠. 이후 남포동 거리에서는 해마다 검열 반대 시외와 서명(사진)이 계속됐지만, 가위든 자들의 강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6회 영화제에서는 대검찰청까지 나서 신상옥 감독의 가 이적표현물이라고 일반상영에 제동을 걸었답니다. 이런 횡포가 더이상 없을까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