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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게임 <갓 오브 워 : 영혼의 반역자>
한청남 2005-09-13

PS2의 신화로 남을 게임

예상 밖의 무삭제 발매로 주목을 받은 PS2의 액션 게임 <갓 오브 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엑스박스 용으로 발매되어 게이머들의 찬사를 받았던 <닌자 가이덴>과 흡사하다. 우수한 조작감과 뛰어난 타격감. 누가 봐도 입이 딱 벌어질 만큼 환상적인 그래픽. 개발자들의 혼신의 힘이 느껴지는 최고 수준의 완성도를 지닌 액션게임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이미 국내 발매 전부터 입소문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게임인 만큼 구입한 이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이달의 게임으로 소개한다.

<갓 오브 워>의 배경은 올림푸스의 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고대 그리스. 게이머들이 조종하게 되는 주인공 크레토스는 과거 스파르타의 장수였으나 자신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신들의 전사로서 싸우는 캐릭터다. 대머리에 험상궂은 외모를 지닌 그가 에게해로 자신의 몸을 던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크레토스는 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일까? 게임을 진행하면서 의문은 서서히 풀리게 되고 아울러 그의 기구한 운명도 밝혀지게 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우선 첫 번째로 놀라는 것이 그래픽이다. 차세대 게임기의 발매를 앞두고 이제는 구닥다리 기계라고 불려도 좋을만한 PS2의 게임이지만,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탁월한 영상을 보여준다. 특히 프로그레시브와 와이드스크린 지원으로 HD급 TV에서는 더욱 세밀한 그래픽을 보여주는데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동작이 화려한 배경과 어우러져 시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3D 오브젝트의 모델링이나 질감 표현 등은 <닌자 가이덴> 같은 엑스박스 게임에는 못 미치지만 뛰어난 연출로 그를 만회하고 있다. 게임 초반부터 불쑥 등장해 게이머를 놀라게 하는 바다 괴물 히드라. 아테네를 짓밟는 전쟁의 신 아레스의 위용, 제우스의 벌을 받아 거대한 산을 짊어지고 사막을 방황하는 거인 크로노스 등 상상으로만 그려왔던 신화의 세계를 웅장한 그래픽으로 그려내고 있다.

워낙 압도적인 연출이다 보니 감히 신에게 도전하는 주인공 캐릭터가 왜소하게 느껴질 정도. 이러한 연출 의도는 게임 개발자들이 참고한 영화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그들은 과거 레이 해리하우젠이 경이적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신화적인 세계를 창조한 작품들, <제이슨과 아르고호의 선원들> <타이탄 족의 멸망> 등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해리하우젠의 영화에서 청동거인 탈로스, 거대 전갈 등에 매료되었던 사람이라면 이 게임을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러한 우수한 그래픽과 함께 코러스까지 사용된 장엄한 BGM은 서사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게이머를 주인공 크레토스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구실을 한다. 그는 게임 시작부터 피도 눈물도 없는 잔악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중간 중간 삽입된 동영상이 그의 과거를 보여주면서 신에게 농락당한 불운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래픽과 사운드 그리고 스토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단순한 게임 이상의 작품으로 완성된 흔치않은 예라 할 수 있다.

조작에 있어서는 호쾌한 액션과 적절한 난이도로 누구나 쉽게 접근하게끔 해놓은 반면 몇 가지 단점도 눈에 띈다. 간혹 외다리 타기나 장애물 넘기 같은 까다로운 점프 액션을 필요로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액션 게임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시행착오를 반복하게끔 만들어졌다. 초보자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반인들이나 혹은 아이들에게 권하기 힘든 요소가 또 있다. 국내 발매 당시 무삭제라는 점이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을 정도로 잔혹한 묘사들이 거침없이 나온다는 점이다. 무기를 휘두를 때마다 적들의 피가 사방에 뿌려지고 몸통이 두동강 나거나 목이 뽑혀져 나간다. 특히 동영상에 묘사된 잔혹한 장면들은 PS2 게임으로서뿐만 아니라 어지간한 영화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는 크레토스의 야만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게이머들의 아드레날린을 치솟게 하는 부분들이지만 분명한 것은 진짜 성인들을 위해 연출되었다는 사실이다. 주위에 어린이가 있으면 이 말을 잊지 말 것. “애들은 가라”

아무리 뛰어난 게임이라도 한 번 클리어하면 식상해지기 마련이지만 <갓 오브 워>에는 그러한 부분들도 고려한 세심한 배려도 마련되어 있다. 게임 제작 과정과 관련자들 인터뷰를 담은 흔치 않은 영상을 비롯해, 숨겨진 동영상, 코믹한 복장들, 미니 게임 등 부가요소들이 수록되어 있다. PS2를 가진 사람, 액션 게임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 <닌자 가이덴>이 부러웠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봐야할 게임이다.

제목: 갓 오브 워 - 영혼의 반역자 장르: 액션 어드벤쳐 플레이 인원수: 1인 기종: 플레이스테이션 2 배급사: SC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