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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스펙트럼 심사위원 맡은 미술인, 박찬경씨
김유진 2005-05-04

“주제는 무겁지만, 수준은 양극화”

“저에게 심사위원을 맡긴 것은 참 흥미로운 발상이에요.” 현재 미술계에서 작가 겸 평론가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 온 박찬경씨는 디지털 스펙트럼 부문 심사위원을 맡게 된 일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미술인’인 그가 ‘영화제’에 발을 들인 것은 어색한 일이기도 하지만, 디지털 스펙트럼 부문이 디지털 매체의 다양한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섹션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적절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미술계에서 활동했다지만, 회화, 사진, 영상 등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활동 이력을 보면 그에게서 뭔가 다른 시각을 기대하게 된다. 동시에 영화와 관련된 작업이나 글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친동생이라는 점은 그 새로운 시각이 영화에 대한 이해에 기반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게 한다. “우선 한편의 영화로서 완성도와 의미를 따져봐야겠지요. ‘디지털’이라는 것을 어떻게 활용했느냐도 중요하구요.” 하지만 그는 이 부분에서 아쉬움을 표했다. “사실 지금까지 본 바로는 애초 이 섹션에서 기대했던 것과는 좀 거리가 있네요. 디지털로 찍었다는 것 이외에는, 어떤 매체적 실험이나 일반 극영화와 차별된 이 섹션만의 독특함이 없어 보여요.” ‘디지털 매체’의 활용 측면에서 “오히려 미디어 아트 작가들의 작업이 더 활발한 것 같다”며 “‘디지털 스펙트럼’ 섹션이 이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조심스레 내비쳤다.

지금까지 관람한 작품에 대한 평을 부탁했더니 “전반적으로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수준은 양극화되어 보인다”고. 앞으로도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흔쾌히 수락하겠다는 그는, 저예산의 짧은 영화들도 작업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사진 최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