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술에 취해 있지만 그 손끝만큼은 취하지 않았다던 조선말의 화가. 세간의 명성을 뒤로 하고 자신만의 그림세계를 위해 치열히 한 생을 살다간 화가 장승업의 생을 담은 임권택 감독의 신작이 제목을 <취화선>(醉畵仙)으로 결정하고 주요 캐스팅을 발표했다. 이미 <파이란>을 통해 연기의 절정을 보여준 최민식을 장승업 역으로 내세운 <취화선>은 그와 평생을 벗하며 사랑과 우정을 나누었던 기생 ‘매향’ 역으로 <거짓말> 등의 TV드라마를 통해 가녀린 듯 강한 연기를 펼쳤던 유호정을 캐스팅했다.
유호정은 지난해 3월 아침드라마 <송화>를 끝으로 CF출연을 제외하고는 연기를 잠시 접은 상태. 그는 스크린 데뷔작인 <취화선>에서 “우리 나라 최고의 감독,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어린 장승업에게 그림을 가르치고 화가로 다시 태어나게 만든 인생의 스승 ‘김선비’의 삿갓은 최근 <무사> 촬영을 마친 안성기의 머리에 씌워진다. <박하사탕> 이후 스크린 나들이가 뜸했던 김여진은 기생 출신이자 장승업의 억척스런 동거녀로 분하고 <인디안 썸머>에 얼굴을 비춘 “어디로 봐도 선비처럼 생겼다”는 연극배우 한명구가 장승업의 후원자인 ‘이응헌’으로 출연해 극을 든든하게 받쳐줄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 장승업의 첫사랑이자 이응헌의 여동생인 ‘운옥’ 역에 적절한 ‘낭자’는 찾지 못한 상태. 제작진은 “스무살 안팎의 목이 길고 장승업이 한눈에 마음을 뺏길 만큼 청아한 미인”을 물색중이다.한편 임권택 감독은 오는 6월6일 프랑스 파리 영화박물관 ‘씨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열리는 <임권택 감독 회고전> 참석차 파리로 출국하여 6월9일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