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미국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오스카상을 거머쥐고 연이은 감탄사들을 연발한 지 4일 뒤. 3월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7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전도연의 입도 다물어질 줄 몰랐다. 쪽지듯 곱게 빗어 묶은 머리에 흘러내릴
듯 가느다란 어깨끈이 걸쳐진 연둣빛 드레스를 입은 전도연은 <내 마음의 풍금>으로 대종상을 받은 지 2년만에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로
또 한번 큰 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전도연과 함께 <나도 아내가…>의 연출을 맡은 박흥식 감독은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연쇄살인범에 맞서
싸우는 소방관의 이야기를 담은 <리베라 메>는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타고난 카리스마를 불 다루듯 잘 다스려냈던 소방대장 역의 최민수에게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선사했다.
국내에서 신기록 행진을 벌이다 일본으로 건너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에게는 최우수감독상이 돌아갔다.
시간과 공간, 급기야 성별을 뛰어넘는 러브스토리, 서울 50만 관객동원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도 시상식의 사랑을
받은 작품. <번지점프를 하다>를 집필한 신예 고은님은 데뷔작으로 시나리오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고, 8개사 연합오디션으로 선발되었던
여현수에게는 남자 신인연기상이 돌아갔다. 얼마 전 포르투갈에서 열린 제21회 판타스포르투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섬>의 서정은
여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인기상은 <공동경비구역 JSA>의 송강호와 <단적비연수>의 이미숙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