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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7호 [씨네초이스] 사랑을 꿈꿀 때 Dreams (Sex Love)
정재현 2025-09-23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 / 노르웨이 / 2024년 / 111분 / 아이콘

9.23 L6 19:30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의 황금곰상은 다그 요한 하우거루드의 <사랑을 꿈꿀 때>에게 돌아갔다. 영화 속 사랑을 꿈꾸는 주체는 17세 소녀 요한네(엘라 오베르비)다. 시인인 할머니(안네 마리트 야콥센)의 서가에서 우연히 소설책 한권을 빼든 이후 소녀는 텍스트가 환기하던 사랑의 감각을 일상에서도 경험한다. 요한네의 레이더에 포착된 상대는 프랑스어 교사 요한나(셀로메 엠네투). 선생님을 향한 애정을 멈출 길이 없는 소녀는 머릿속을 요동하는 열병의 나날을 글로 기록한다. 그리고 이 글은 할머니는 물론 엄마(아네 델 토르프)에게 닿으며 매일 새로운 수용미학을 낳는다. <사랑을 꿈꿀 때>는 책과 언어, 글과 스토리텔링을 매개로 꿈결 같은 사랑을 되짚는 영화다. 온갖 달변가들의 지적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요한네와 어머니, 그리고 그의 할머니까지 총 3대에 걸친 여성들이 이야기의 ‘기능’에 관해 나누는 수많은 대화는 콘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의 긴장 관계를 탐구하길 즐기는 관객이라면 기꺼이 반길 만하다. 짝사랑과 작문 행위가 얼마나 자아도취를 동반하는 일인지 가차 없이, 그러나 냉소는 없이 바라보는 연출의 시선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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