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 한국 / 2025년 / 86분 / 비전-한국
9.23 L10 13:30 / 9.24 C6 20:00
웃음을 잃어버린 두 사람이 있다. 탐정 사무소에 일하는 희미는 오랜 기간 소식이 끊겼었던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해야 한다.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은 영문은 아직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다. 그러다 문득 궁금한 것이 생긴다. 사람을 차로 치고도 아무 죄를 받지 않은 그놈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혹시 웃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게 찾아간 탐정 사무소에서 영문은 희미를 만나고, 비슷한 표정을 하고 있는 둘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러나 과연 그들은 이 미로의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에서 '미로'는 물론 비유다. 현실에 미로는 없지만, 우리는 종종 미로를 헤매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미로>는 관객에게 탈출 경로를 안내하는 영화가 아니다. 혹은 어떤 장르적인 재미를 기대한다면 더욱 길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영화는 대신 누구에게나 답답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시기가 있다는 것을 넌지시 보여줄 뿐이다. 영화가 끝난 후 상영관 통로를 빠져나가 현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