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BIFF Daily > 30회(2025) > 2025 부산국제영화제
BIFF #6호 [인터뷰] 보이지 않는 붉은 실을 따라, <오즈 야스지로의 일기> 대니얼 라임
남지우 사진 백종헌 2025-09-22

2003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 회고전에서 처음 그와 사랑에 빠진 대니얼 라임 감독.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즈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그와 함께 성장하는 수련을 이어오고 있다. 영화 거장들과 영화 현장의 “숨은 영웅”들을 탐구하는 단편 에세이나 다큐멘터리로 채워진 그의 필모그래피는 그는 “작곡가, 프로덕션 디자이너, 촬영 감독 같은 장인들”의 일상과 개인적인 경험이 어떻게 작품으로 발현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다뤄왔다.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전까지는 그 사람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철학을 극한까지 밀어붙여 ‘메소드 다큐멘터리 감독’이라 불린다는 그는 이번엔 오즈의 발자취를 따라 일본을 여행하고, 오즈가 시나리오를 썼던 곳에서 영화를 편집하며 사랑하는 사람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했다. 그렇게 완성한 신작 <오즈 야스지로의 일기>는 오즈의 생을 이루는 많은 구성요소 중 그 삶에 있던 ‘진흙’, 즉 전쟁에서 겪었던 고통과 상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치열한 조사와 연구 끝에 대니얼 라임은 오즈 영화 속 외로운 인물들과 그들을 향한 시선과 프레임이 본질적으로 일본이 일으킨 전쟁의 트라우마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본 중심의 이야기를 아시아 프리미어로, 그것도 부산에서 선보이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는 그는 부산의 관객들이 “오즈가 어떻게 개인적인 슬픔과 상실을 인간적이고 자비로운 영화로 승화 시켰는지 다각적으로 보길” 바라고 있다. 오즈에게 다가가는 여정이 "마치 불을 만지는" 것 같았다는 그의 고백처럼, 오즈의 인생을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붉은 실'은 이제 감독 자신의 삶과도 단단히 엮여 있다.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