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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6호 [씨네초이스] 암린의 부엌 Full Plate
남선우 2025-09-22

타니슈타 차테르지/인도/2025년/109분/아시아영화의 창

9.25 C5 20:00

첫 장편 연출작 <방랑의 로마>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던 인도 여성 감독 타니슈타 차테르지가 두 번째 작품 <암린의 부엌>으로 부산에 돌아왔다. 주인공 암린(키르티 쿨하리)은 남편과 자녀들을 살뜰히 챙기는 주부. 인도에서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데 따른 차별로 인해 종종 괴롭지만, 안팎으로 종교적 소임을 다하며 살아간다. 가사 노동에도 충실하던 그는 남편이 사고로 다친 후 임금 노동에까지 뛰어든다. 음식 솜씨 좋은 그가 취업한 곳은 비건 부부의 집. 다른 문화권에서 온 부부는 암린이 본 적 없는 식재료를 꺼내놓고는 “평소 하는 것처럼” 요리하라고 한다. 당황하면서도 부딪혀보는 암린은 생소한 조리법 이상으로 새로운 삶의 단면을 엿본다.

그 과정에는 신나는 음악, 맛깔나는 편집, 총천연색 상상 신의 희열이 동반한다. 영화는 인물이 크고 작은 충격을 받을 때마다 함께 놀라기보다는 그의 인생에 제2의 선택지가 존재할 수 있음을 유연하게 암시한다. 극 후반부에 도래하는 어떤 파국을 다룰 때도 그렇다. 타니슈타 차테르지 감독은 여성이 처한 가부장적 환경을 현실적으로 묘사하는 와중 다른 가능성을 내포한 남성 캐릭터들을 배치하기를 또한 잊지 않는다. 인간을 향한 애정이 밴 균형 감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