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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5호 [스페셜] 까멜리아 상 수상자, 실비아 창의 영화와 삶 ①
최현수 사진 백종헌 2025-09-21

대만을 대표하는 영화인 실비아 창

배우, 가수, 영화감독, 영화 제작자, 각본가, 작가, 자선활동가까지. 아시아 영화의 빛나는 이름 중 하나인 실비아 창 앞에 붙는 수식어는 셀 수 없이 다양하다. 1973년 가수로 첫 앨범을 발표한 그는 같은 해 나유 감독의 <용호금강> 을 통해 배우로서 영화계에 첫발을 내딛었다. <최가박당>(1982) 시리즈와 에드워드 양의 <해탄적일천>(1983)부터 지아장커의 <산하고인>(2015)에 이르기까지. 50년이 넘는 연기 인생 동안 1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방대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실비아 창은 모든 세대에 걸쳐 저마다 다른 얼굴로 자신을 각인시켰다. 금마장 시상식 여우주연상 4회를 포함해 수많은 상을 거머쥔 대배우인 동시에 1980년대부터 <심동>(1999), <20 30 40>(2004), <상애상친: 여자 이야기>(2017) 등 15편의 장편 영화를 연출하며 깊은 울림을 전한 감독이기도 하다.이번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된 허광한, 원예림 주연의 홍콩-대만 합작영화 <타년타일>(2025)의 제작자로 다시 한번 부산의 관객을 만나게 됐다.

여성 영화인의 정열을 담은 까멜리아 상

모든 가지가 앙상해지고 꽃이 시든 겨울에서야 강인하게 피어나는 붉은 꽃. 완벽한 대칭의 기하학적 조형미와 절제미를 지닌 동백꽃은 샤넬의 창립자 가브리엘 샤넬이 가장 사랑했던 꽃이었다. 동시에 동백꽃은 1970년부터 부산의 시화로 지정되어 푸른 바다 앞에서 사랑과 정열을 가득 담은 부산 시민을 대표해 왔다. 동백꽃을 공통분모로 삼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은 지난 2024년부터 까멜리아 상을 신설했다. 상의 명칭은 꽃의 영문명인 까멜리아 (Camellia)에서 따왔다. 까멜리아 상은 기존의 사고방식과 규범을 넘어서는 선구자적인 태도와 탁월한 리더십으로 영화산업을 이끌어 온 여성 영화인을 기리기 위해 제정되었다. 지난해 첫 수상자로는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고지전> ,<헤어질 결심>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한국을 대표한 미술감독 류성희 감독이 선정됐다. 올해로 두 번째 수상자를 결정한 까멜리아 상은 앞으로도 여성의 지위를 드높인 저명한 영화 제작자 및 업계 종사자에게 수여될 예정이다.

실비아 창, 영화인들의 마중물이 되다

두 번째 까멜리아 상의 주인공으로 배우 겸 감독 실비아 창이 선정됐다. 대만 영화계에서 여성 연출가로 40년 가까이 활동하며 그가 빛낸 예술적 성취는 후대의 아시아 여성 영화인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데에 크게 이바지했다. 또한 영화 제작자로 왕성히 활동하며 신진 감독과 배우들을 발굴하여 영화계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아끼지 않는 멘토의 역할을 맡았다. 1988년에는 교육재단 ‘고쉬재단’을 설립하여 젊은 창작자들의 예술 및 문화 교육을 돕는 아트 캠프를 운영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청년 예술인들에게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문화예술훈장 슈발리에, 아시아필름어워즈 평생공로상, 우디네극동영화제 골든멀버리평생공로상 등을 수상한 실비아 창은 까멜리아 상의 설립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선구자적인 여성 영화인이다. 개막식에서 트로피를 수여 받은 실비아 창은 “도전의 순간들이 오히려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 원동력이었다”는 소감으로 영화인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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