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0일 2025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이하 ACFM)이 시작됐다. 23일까지의 여정을 이어갈 ACFM은 경쟁부문을 신설한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상당한 변화와 확장의 20주년을 맞이했다. 1998년 시작된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이 이어진다. 그간 721편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319편 이상의 영화를 완성한 이번 APM엔 15개국에서 선정된 30편의 작품에 11개 부문의 상을 안길 예정이다. 아시아 영화산업의 리더십 플랫폼인 ‘The A’, 영상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 중인 세계의 빅테크·AI 기업을 초청해 혁신 기술을 나누는 ‘이노아시아’ 등이 신설됐다. 또한 지난해 출범한 프로듀서허브와 독스퀘어, 플랫폼부산, 아시아영화펀드 등은 그 필요성이 나날이 커지는 아시아의 국제공동제작 의제를 주도한다. ACFM이 문을 연 첫날, The A와 이노아시아의 첫 프로그램을 찾아 현장의 분위기를 채록했고 김영덕 ACFM 위원장과의 인터뷰로 ACFM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The A서밋 Ⅰ: AFAN 스포트라이트 - 아시아 영화 흐름을 돌아보다
아시아 각국의 패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영화산업 추이를 공유했다.
20일 09시30분부터 시작된 ‘The A서밋 Ⅰ: AFAN 스포트라이트 - 아시아 영화 흐름을 돌아보다’는 2023년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의 주도로 결성된 아시아영화연합네트워크(AFAN)의 공동 주최로 꾸려졌다. 로나 티 AFAN 사무총장을 비롯해 윤하 영화진흥위원회 정책개발팀장, 제니퍼 황 대만콘텐츠진흥원 국제사업부 시니어 매니저, 찰리다 우아붐렁짓 태국필름아카이브 원장, 시짓 프라보워 시네포인트 공동 설립자, 호세 하비에르 레예스 필리핀 영화발전위원회 위원장 등 아시아 주요 영화 기관과 업체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주요 의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각국 영화산업의 현황 공유와 국제공동제작 모델의 협력 방안 모색이었다.
시짓 프라보워 시네포인트 공동 설립자가 인도네시아의 영화산업 현황을 발표했다.
윤하 정책개발팀장은 한국의 영화산업이 침체일로를 겪고 있으며 한국 영화가 점차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각국과의 공동제작을 통해 “원 마켓 내에서 플레이어들이 활동하는 양상”으로 변할 것을 예견했다. 제니퍼 황 시니어 매니저는 “대만콘텐츠진흥원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디어 스트레인저> <걸프렌드> 등 영화 65편의 공동개발제작을 지원해 오며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미국, 독일 등과 꾸준한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리다 우아붐렁짓 원장 역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쓸모 있는 귀신>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결과 등을 소개했다. 팬데믹 이후 침체를 겪는 다른 국가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시장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산업 허브인 “자프 마켓(JAFF Market)”과 영화 데이터 업체 “시네포인트”가 적극적으로 협업한 결과 2022년 이후 전체 관객 수 1억 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자국 애니메이션 <점보>(Jumbo, 2025)가 개봉 9주 만에 1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2,600만 달러 이상의 월드와이드 수익을 거뒀다. 시짓 프라보워 공동 설립자는 “인도네시아의 영화 푯값이 2~3달러 수준이라 모객에 유리하고, 1인당 GDP가 한국 등에 비해 아직 낮은 점”이 타국 영화가 인도네시아와의 공동제작과 투자를 이끌 수 있는 주요 매력이라고 피력했다. 로나 티 사무국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그간 꾸준히 공동제작을 원해왔고, 내수 시장으로 만족했던 한국과 일본도 점차 공동제작을 늘리자는 의향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앞으로 국제공동제작 모델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라고 타진했다.
이노아시아 콘퍼런스 Ⅰ: 데모 잼 킥오프
레이 챈 구글 클라우드 북아시아 AI GTM 헤드가 영상 생성 AI 'VEO3'를 설명하고 있다.
20일 10시30분부터는 이노아시아 프로그램의 시작인 ‘이노아시아 콘퍼런스 Ⅰ: 데모 잼 킥오프’가 개최됐다. ACFM에 참여한 빅테크 기업이 본인들의 화려한 이름과 기술을 선보이며 이후 ACFM에서 펼칠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메가존클라우드, 구글클라우드, 미드저니, 클링AI, 바이트댄스의 드리미나AI, 픽스버스 등 세계의 생산형 AI 기업, 아마존웹서비스 등의 클라우딩 컴퓨터/데이터 서비스 업체가 참가했다. 레이 챈 구글 클라우드 북아시아 AI GTM 헤드는 구글의 신세대 이미지 생성 AI 모델 ‘나노바나나’와 'VEO3'를 소개하면서 지난 NBA(미국 프로 농구) 결승전 때 상영한 AI 영상의 제작비가 단돈 2,000만 달러라며 95% 수준의 비용 감축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영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코리아 수석 어카운트 매니저는 “AI는 결국 클라우드 위에서 작동하는 기술이므로 14년 넘게 세계 최정상의 클라우드 공급자 위치를 지키는 AWS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데모 잼 킥오프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기술 대결이 이뤄지는 장과도 같았다. 중국의 대표적인 AI 업체 클링AI의 쩡위션 오퍼레이션 총괄은 “곧 클링 2.5버전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라며 “더 영화적인 이미지와 움직임, 인물의 세세한 표정까지도 만들어 내는 기술”의 데모 영상을 시연했다. SNS 틱톡을 서비스하는 바이트댄스의 자회사인 드리미나는 “처음 쓰는 사용자도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극영화 등 다양한 영상의 멀티 프레임 픽처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단계”에 와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시장의 신흥 강자인 픽스버스는 “지난 1년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돌파라는 생성형 AI 스타트업 기업의 최초 업적을 이룩”했다며 “자동적인 오디오 생성과 비디오 싱크, 시네마틱 카메라 조정까지 진행된 지금, 이제 시대는 AI를 받아들일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AI가 어떻게 창작자들의 역량을 강화할 것인지의 문제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생성형 AI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는 다가오는 ACFM의 이노스테이지 프로그램, 부트캠프 등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