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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4호 [씨네초이스] 극장의 시간들 Time of Cinema
김철홍(평론가) 2025-09-20

이종필, 윤가은/한국/2025년/62분/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9.20 B3 17:00 / 9.21 L10 17:00

기차 소리와 필름이 돌아가는 이미지로 문을 여는 <극장의 시간들>은 분명 영화에 관한 영화다. 25년 동안 서울 종로구를 지키고 있는 한 극장의 영사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한 노년의 인간을 영화를 한참을 지켜본다. 그는 아마 자신이 떠난 다음에도 계속해서 필름 영화가 영사될 수 있도록, 젊은 청년에게 인수인계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새로운 세대에 의해 다시 한번 영사기가 돌아가고, 우리의 눈앞에 두 편의 단편 영화가 상영된다.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에선 영화를 매개로 우정을 쌓는 세 친구들이 등장하고,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에는 친구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 소녀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곳에 당연하게도 극장이 있다. <극장의 시간들>은 그 '당연함'을 보관하려는 영화일까. 씨네큐브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이 두 편의 단편 영화는 두 명의 개성 있는 연출자가 만들었기에 당연하게 완전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지만, 앞서 서술한 다큐멘터리 성격의 건조한 프롤로그와 연이어 관람할 때, 그리고 그걸 극장에서 다른 관객과 함께 관람할 때, 독특한 감상을 자아낼 것이 분명하다. 혹은 각자가 극장에서 보낸 시간의 길이만큼 그 감흥이 천차만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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