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7일 성대한 개막식을 치른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본격적인 영화제 기간에 들어섰다.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오픈 토크에선 등의 주역들이 관객을 만났고, 배우 강동원이 올해 신설된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관객들의 열기가 가득했던 영화제 곳곳의 풍경을 전한다.
마스터 클래스: 자파르 파나히, 스토리텔링의 힘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은데, 손 들어볼래요?"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다정한 질문과 함께 본격적으로 행사가 시작됐다.
"소재를 충실히 묘사하고자 하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책임져야 한다." 부산에 머무르는 48시간 중 33시간을 깨어있는 상태라고 전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 "그래도 영화를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다. 영화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시간 반을 꽉 채워 Q&A가 이어진 후에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을 향한 질문 세례는 사그라들 줄 몰랐다. "자, 그럼 가위바위보 하시죠!" 결국 최후의 4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가위바위보를 하며 승자를 가렸다.까르뜨 블랑슈: <전우치> x 강동원
국내외 문화예술계의 명사들을 꼽은 영화를 상영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는 스페셜 토크 프로그램 ‘까르뜨 블랑슈’의 첫 타자는 배우 강동원이었다. 상영작으로 자신이 출연한 <전우치>를 고른 이유로는 “관객분들께 내가 가장 잘 아는 영화를 소개해 드리고 싶었고, 무엇보다 이렇게나 즐거운 영화를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강동원이 <전우치>에 출연한 이유는 완전한 개인의 취향. “어릴 적부터 만화방에 살다시피 하며 만화를 좋아했고, 살짝 어리숙해도 힘이 엄청 강한 주인공의 성장 서사를 좋아하는 편”이었기에 “<전우치>가 완전히 내 취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즐겁게 시작한 <전우치> 촬영이었으나 예상 못 한 복병이 있었다. 바로 오프닝 시퀀스 중 하늘에서 내려오는 듯한 전우치의 모습을 연기하다가 “없던 고소 공포증이 생길 정도로 너무 무서웠던 것”이다. 실제로 높은 빌딩 꼭대기에 올라가 몸에 와이어를 걸고, 안전상의 이유로 제작진까지 모두 후퇴한 후 슬레이트까지 직접 찍었다는 배우의 회고에 청중들이 힘찬 박수로 화답했다.
많은 팬이 고대하는 <전우치 2>의 소식도 전해졌다. “트리트먼트까지 썼었는데 관객분들이 정말 좋아할 만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하다 보니 시간이 흘렀다. 꼭 영화가 아니라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우치>의 세계를 넓힐 생각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