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8일 오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이자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 <그저 사고였을 뿐> 감독으로서 부산을 찾은 자파르 파나히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저 사고였을 뿐>이 아카데미시상식 국제 장편영화상 부문에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로 최종 선정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인사를 전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이란 정부의 허가를 받지 못해 아카데미시상식에 전작을 출품하지 못했던 경험을 되새겼다. “자국의 허가 없이도 작품을 출품할 수 있도록 나와 같이 독립적인 영화인들이 연대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 도착해 고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의 묘소에 들렀다며 그와의 오랜 인연도 추억했다.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내가 출국 금지로 이란을 떠날 수 없었을 때 직접 이란을 방문했다. 우리는 칸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그에게 갔다.” <하얀 풍선>으로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들렀던 기억에 더해 영화 제작 금지 처분을 받은 후 자동차에 카메라를 숨겨 <택시>를 찍은 사연 등을 전한 파나히 감독은 “제작 금지 처분 이후 오히려 나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그 누구도 영화 제작을 막을 수 없다. 영화인들은 언제나 방법을 찾을 수 있고, 나는 그렇게 해냈다.” 거장은 10월1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 극장에서 개봉하는 자신의 신작 <그저 사고였을 뿐>을 자신 있게 권했다. “이 영화를 보는 게 시간낭비가 아닐 거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 관객이 분명 좋아하실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