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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3호 [씨네초이스] 8번 출구 Exit 8
이우빈 2025-09-19

카와무라 겐키/일본/2025년/95분/미드나잇 패션

9.19 CX 20:30

지난해 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게임이 원작이다. 영화도 기본적으론 원작의 구조를 따른다. 플레이어는 지하철 내 통로라는 밀실에 갇힌다. 통로의 ‘이상 현상’을 발견하지 못하면 영원히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무한 루프의 초현실적 상황을 겪는다. 벽에 붙은 포스터, 문과 환풍구 등의 오브제, 혹은 계속 같은 길을 걷는 사람의 행색에서 묘한 변화를 감지했다면 뒤로 돌아가야 한다. 이상 현상이 없다면 다음 통로로 나아가길 반복하며 8번 출구로 탈출해야 한다. 게임은 이러한 설정을 최대한 미니멀하게 압축하여 비현실적인 폐쇄의 공포를 선사했다. 마땅한 이야기가 없는, 게임의 룰만이 존재하는 세계였다. 그러나 영화는 무한 루프에 갇힌 주인공 ‘헤매는 남자’ (니노미야 카즈나리)에게 뚜렷한 서사성을 부여한다. 그의 삶에 주어진 고민과 죄책감이 루프의 과정에 긴밀하게 연관되면서 인물의 내적 변화가 생성된다. 관객은 주인공의 시점에서 공포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인터미디어의 즐거움과 함께 극영화의 섬세한 드라마까지 체험할 수 있다. <너의 이름은.>(2016), <스즈메의 문단속>(2022)과 등 여러 흥행 애니메이션과 극영화를 제작한 카와무라 겐키 감독의 번뜩이는 각색이 영화와 게임의 융합 가능성에 무척 중요한 분기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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