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는 프랑스 최고 요리 경연대회에서 우승한 연지영(임윤아)이 사학자인 아버지가 부탁한 고서 <망운록>을 구해 귀국하다가 조선 시대로 시간 이동을 하면서 펼쳐지는 가상 역사극이다. 지영이 떨어진 시대는 하필 폭군으로 기록된 연희군 시대다. 지영은 미식가로 소문난 연희군, 이헌(이채민)과 악연으로 얽혔다가 왕의 대령숙수가 되어 매일 요리를 하게 된다. 수라간을 배경으로 요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에서 드라마 <대장금> 의 2025년 버전 같다. 또한 경연을 통해 생존해야 하는 설정은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과 같은 요리 서바이벌 예능을 떠올리게도 한다. 무엇보다 지영과 이헌의 로맨스가 이 드라마에 ‘감칠맛’을 더한다. 그러나 <폭군의 셰프> 의 결정적 매력은 요리를 정치와 연결 지은 것에 있다. “요리가 곧 정치다”라는 연희군의 말처럼, 드라마에서 요리는 흥미로운 볼거리나 로맨스의 매개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정적들과의 대립 상황이나 청나라와의 외교 갈등 국면에서 요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요리란 ‘마음을 헤아리는 것’으로 치환된다. 미음 한 그릇 같은 단순한 음식도 먹는 사람의 처지를 헤아려 만들고, 흔한 재료인 닭고기나 연근에도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식이 다. 폭군으로 기록된 왕은 지영의 요리를 통해 어떻게 변화할까? 과연 요리로 인해 역사가 바뀔까? 시대를 초월한 애틋한 로맨스 드라마이 지만 다채로운 요리를 보여주고, 정치드라마로 서도 해석이 가능한, 다재다능한 드라마다.
check point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사람인 것 같지만, 숨은 주인공은 요리와 CG가 아닐까? 조선 시대와 만난 먼 미래의 음식은 그 시대 사람뿐 아니라 시청자의 눈도 사로잡는다. 요리하는 장면에 공을 들인 만큼 CG에도 공을 들였다. 다음에 선보일 요리가 무엇일지 기대하는 만큼 신세계 요리를 맛본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기발하게 표현할지 기대하며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