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즈데이> 시즌2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팀 버튼, 파코 카베사스, 앤절라 로빈슨 / 출연 제나 오르테가, 에마 마이어스, 스티브 부세미 / 공개 8월6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하드보일드 고스족 소녀의 귀환
하이드와 크랙스톤의 습격으로 예상보다 길어진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를 맞은 네버모어 아카데미와 웬즈데이(제나 오르테가)에게는몇 가지 변화가 생긴다. 방학 사이 훌쩍 큰 동생 퍽슬리가 입학하고, 새로 부임한 교장 배리 도트(스티브 부세미)가 제안한 학교 모금단체의 위원장직을 어머니가 수락한다. 그 일로 웬즈데이의 부모님도 네버모어에 상주하게 된 상황. 온 가족이 학교에 머무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지난 학기에 학교를 구한 일로 전교생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중이다. 음침한 스토커가 붙을 정도로 번거로운 학교생활 속에 설상가상으로 웬즈데이의 환영 능력이 더이상 말을 듣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환영 속에서 까마귀 떼에 둘러싸여 사망한 이니드(에마 마이어스)를 본뒤로 웬즈데이는 비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극히 사랑스러운 고스족 외골수 <웬즈 데이>가 시즌2로 돌아왔다. 낯선 학교에 적응을 끝마친 웬즈데이는 이제 더는 사사로운 연애 감정에 목매지 않는다. 로맨스를 덜어낸 자리에는 친구의 죽음을 막기 위해 미스터리를 조사하는 추리물의 비중을 대폭 늘렸다. 고딕풍의 팀 버튼식 잔혹 동화의 표현 수위도 전작에 비해 한층 과감해지면서 컬트적인 매력을 분출하고 있다. 능력에 이상이 생기면서 별종의 정체성을 탐구해야 하는 소녀의 새로운 과제도 성장물로서 충분한 동력을 제공한다. 다만 전작에서도 지적된 옅은 밀도의 사건 전개를 서툰 탐정인 웬즈데이가 어떻게 풀지가 관건이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매력으로 끌고 가는 시리즈이므로 9월3일 공개 예정인 파트2를 향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 최현수 객원기자
<에이리언: 어스>
디즈니+ / 8부작 / 연출 노아 홀리 / 출연 시드니 챈들러, 알렉스 로더, 티모시 올리펀트, 에시 데이비스 / 공개 8월1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지구에서도 이 정도만 해준다면
2120년 지구는 5개 기업의 기술력에 의해 지배된 다. 그중 신흥 강자로 떠오른 프로디지사는 인간의 의식을 합성 인조인간에 이식하는 합성체 하이브리드 기술을 개발한다. 한편 우주에선 표본 채집 중이던 USCSS 마지노호가 제노모프의 습격으로 지구와 충돌하고 만다. 최초의 하이브리드 시술을 받은 웬디(시드니 챈들러)는 하이브리드 동료들과 함께 지구에 처음 출몰한 외계 생명체를 대적해야 하는 운명에 처한다. <에이리언: 어스>는 프랜차이즈 최초로 지구를 배경으로 삼은 드라마 시리즈다. <FX> 드라마 <파고>를 연출했던 노아 홀리가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지구에서 벌어지는 제노모프의 살육극이 낯설지 않겠냐는 팬들의 우려와 달리 밀도 높은 전개가 돋보인다. 특히 단 2화 만에 유혈이 낭자한 고어 시퀀스는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첫 2편 공개 후 매주 새로운 에피소드 한편이 공개된다. / 최현수 객원기자
<메리 킬즈 피플>
MBC, 웨이브, 티빙 / 12부작 / 연출 박준우 / 출연 이보영, 이민기, 강기영 / 공개 8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이야기를 따라가다 내 삶으로 건너간다
응급의학과 의사 소정(이보영)은 사람을 살리는 일과 스스로 삶을 마감하도록 돕는 일을 병행한다. 환자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길 진심으로 바라며 동료 의사 대현(강기영)과 함께 은밀히 조력 사망을 이어 가던 중 약물을 주입한 환자가 깨어나는 사건이 벌어진다. 시한부 환자 현우(이민기)의 부탁은 들어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 역시 소정을 혼란스럽게 한다. MBC 드라마 <메리 킬즈 피플>은 ‘내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존엄한 죽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지만 무겁 기만한 건 아니다. 소정과 대현의 정체를 알고 추적하는 형사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스릴 있게 전개된다. 마약상인 주변 인물의 전형적인 서사가 흐름을 다소 지체시키지만 이보영이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시간은 다시 빠르게 흐른다. / 이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