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진의 명단을 읽는 것만으로 체내 사랑스러움 지수가 상승하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라트비아에서 온 애니메이션 <플로우>의 출연진을 소개한다. 고양이,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 인간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한적한 세상. 고양이는 홀로 살던 집이 홍수로 파괴되자 배 한척에 몸을 싣는다. 이 배에 수많은 동물들이 승선하고, 고양이와 동물들은 자연의 경이와 생존의 잔혹성을 동시에 경험하며 긴 항해를 떠난다. <플로우>의 동물들에겐 사람이 붙였을 법한 이름이 없고 이들은 사람의 언어를 발화하지 않는다. <플로우> 제작진은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의 소리를 인간 성우가 아닌 실제 동물로부터 가져와 입혔다. 언어가 없는 세상을 채우는 건 음악과 그림이다. 특히 작품의 애니메이팅이 무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블렌더로 만들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과 국제영화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