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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강남 비-사이드> <오늘의 여자 주인공> <대역전: 2004 보스턴 레드삭스>
최현수 김현승 2024-11-01

<강남 비-사이드>

디즈니+ / 8부작 / 연출 박누리 / 출연 조우진, 지창욱, 하윤경, 김형서 / 공개 11월6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태양이 전소한 자리에서 새로 쓰는 강남학 개론

지나치게 화려한 도시의 뒷골목에는 언제나 그보다 더 어둡고 잔혹한 암흑가가 존재한다. 인파로 북적이는 낮과 반짝이는 조명 아래 비틀대는 밤이 공존하는 도시, 강남 한복판에서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말이다. 사건의 실마리를 쥔 유흥주점 종업원 재희(김형서)가 잠적하자 강남 클럽신이 발칵 뒤집어진다. 관계자들이 그녀의 행방을 좇으려 강남 일대를 헤집는 동안, 재희와 가까웠던 브로커 윤길호(지창욱)도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한편 동료들의 비위를 폭로하고 좌천당한 형사 강동우(조우진)와 검사장의 총애를 받는 평검사 민서진(하윤경)도 서로 다른 이유로 수사에 착수한다. 재희의 잠적에서 출발한 사건은 점차 욕망과 범죄로 얼룩진 강남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내게 된다.

영화 <양자물리학>부터 드라마 <모범택시>까지 마약과 성범죄를 둘러싼 유흥가의 비리와 은폐는 그간 서울의 지하 세계를 묘사한 수많은 작품이 거쳐간 소재다. <강남 비-사이드>의 강점은 이 익숙한 소재를 가로지르는 과감함이다.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충격적인 사건의 폐부를 명확하게 겨냥한 채 정면 돌파를 택한다. 전작 <돈>을 통해 여의도와 자본 사이의 지리적 역학 관계를 흥미롭게 풀어냈던 박누리 감독의 새로운 강남학 개론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화려한 프로덕션을 적극 활용하여 일상적인 공간의 낯선 이면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자칫 전형적일 수 있는 캐릭터 구성을 밀도 높은 추격 액션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주파하여 시리즈의 본분인 풍성한 볼거리를 확보한다. 총 8부작으로 구성된 <강남 비-사이드>는 11월6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최현수 객원기자

<오늘의 여자 주인공>

넷플릭스 /감독 애나 켄드릭 /출연 애나 켄드릭, 다니엘 소바토, 토니 해일, 니콜레트 로빈슨 /공개 10월18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무례함을 웃어넘기라는 조언을 더는 견딜 수 없다

배우 지망생 셰릴(애나 켄드릭)은 계속되는 오디션 낙방으로 LA 생활에 회의를 느낀다. 2년 동안 남들 다 하는 연애도 참아가며 최선을 다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자신감이 떨어진 그녀는 조금이나마 인지도를 쌓기 위해 저질 TV 연애 프로그램에 출연한다. 한편 같은 쇼에 출연한 ‘3번 남자’ 로드리(다니엘 소바토), 그는 아름다운 여성들을 촬영하고 살해하기를 즐기는 변태 사이코패스다. 셰릴은 위선을 떠는 그의 행동에 속아 잘못된 호감을 느끼고 위험천만한 만남을 갖게 된다. <오늘의 여자 주인공>은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고 무례함을 웃어넘기는 여성들을 위한 작품이다. 카메라가 반복해서 극에 등장하며 시선에 내포된 폭력성과 피사체의 울분을 드러낸다. 전시 대상이 되는 기분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 배우 애나 켄드릭이 연출과 주연을 직접 맡았다. 다양한 매치컷을 통해 여성들이 겪는 온갖 수난을 한데 엮어낸 장면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김현승 객원기자

<대역전: 2004 보스턴 레드삭스>

넷플릭스 /3부작 / 연출 콜린 바니클 /출연 시오 엡스타인, 케빈 밀라, 데이비드 오티즈 /공개 10월2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결말을 알고서도 되돌아보게 만드는 감격의 순간들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4차전 9회 말. 보스턴 레드삭스가 전통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궁지에 몰려 있다. 1918년 이후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지 못한 통한의 역사가 반복될 참이다. 그때 대주자로 나온 데이브 로버츠가 네번의 견제구를 뚫고 패기롭게 베이스를 훔치는 데 성공한다. 86년 동안 팀을 괴롭힌 ‘밤비노의 저주’에 금이 가는 순간이다. 최연소 단장 선임과 파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조롱받던 레드삭스는 넘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양키스의 펜스를 뛰어넘는다. <대역전: 2004 보스턴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짜릿한 명승부를 되돌아본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커트 실링 등 우승을 이끈 전설적인 주역들이 감격의 순간을 추억한다. 손에 땀을 쥐는 경기 내용과 우락부락한 사내들의 허세 섞인 농담은 스포츠 팬이 아니어도 충분히 즐길 만한 재미를 선사한다. 지난해 뇌종양으로 유명을 달리한 팀 웨이크필드를 위한 뜨거운 눈물은 덤이다. /김현승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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