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할리우드 작가조합과 배우조합이 파업에 들어간 주요 이유 중 하나는 AI와 연관이 있었지만, AI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된 지금 영화계에서 인공지능 기술 자체를 거부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영화 기획부터 후반작업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에 AI 기술이 도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 역시 AI가 됐다. 올해 칸영화제 마켓에서 “창작자는 AI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메시지로 주목받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에 아시아 최초 부스를 개설했다. 비프힐에서는 AI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라운지가 관객을 만나고 있고 ACFM 부스에서는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코파일럿 시연을 선보였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의 AI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던 현장은 마켓 2일차인 10월6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 ACFM 행사장 내 스테이지에서 진행된 AI 컨퍼런스였다. 이날 프로그램은 제리 치 스터빌리티 AI 일본지사장의 기조연설 ‘아시아 콘텐츠와 AI 혁신’로 문을 연 뒤 총 다섯 가지 주제로 산업 종사자들을 만났다. 동북아시아의 영화 산업 주체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영화 제작·배급·마케팅 등에서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AI 로드맵 – 아시아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 한국의 IP 비즈니스 모델이 AI의 도입으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AI 자원 – 글로벌 IP 비즈니스’), AI 기술 솔루션 업체들의 시나리오 창작 등 핵심 기술 시연(‘AI 콘퍼런스 세션 IV: AI 액션 – 데모 잼 세션’), AI가 사전 제작부터 후반 제작에 이르는 영화 제작 프로세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유비쿼터스 AI – 영화제작 워크플로우의 진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서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으로 부산영상위원회 창립 25주년 기념으로 열린 포럼 ‘한국 영화산업과 AI 자본, 디지털 로케이션, 그리고 법적 쟁점’은 한국 영화산업과 AI의 접점에서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이슈들을 짚으며 질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