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룡 / 한국 / 2024년 / 108분 10.07 C3 15:30 / 10.09 L7 10:30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 남은 수연의 나이는 겨우 열세살이다. 행방불명자로 확인된 할아버지의 주민등록은 곧 말소되고 현재 살고있는 집은 재개발 지역 보호수 이전으로 철거될 예정이다.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기대했던 이웃이나 친구의 부모도 그의 새로운 보호자가 되어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또래 남자아이에게 위협적인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위탁가정이나 보육 시설에 가는 것은 내키지 않는다. 그러다 수연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표면성 언어장애를 가진 아이 선율을 입양한 어느 부부의 브이로그를 접한다. 아이를 한명 더 입양할 계획이 있다는 어린 부모의 말에 희망을 품은 그는 의도적으로 어린이집을 나오는 선율에게 접근한다. <수연의 선율>은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열세살 수연과 내년에 초등학생이 되는 일곱살 선율의 기묘한 연대를 축으로 예상 가능한 듯 가능하지 않은 영리한 플롯을 펼쳐낸다. 납작하고 수동적인 어린이 피해자 묘사를 벗어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묘사하며 주인공들의 행동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그 과정에 얽힌 사연을 모두 설명하거나 굳이 재현하지 않음으로써 고통의 이미지를 과잉 반복하지 않고 보호와 양육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미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