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랄리 파르자 / 영국, 미국, 프랑스 / 2024년 / 140분 / 미드나잇 패션 10.06 B1 20:30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서브스턴스>는 욕망이 우리를 집어삼킬 때 벌어지는 일을 기괴하게 그려낸 소름 끼치는 바디 호러물이다.
한때 할리우드의 빛나는 별이었던 엘리자베스 스파클(데미 무어)은 사라져 가는 자신의 유명세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다. 천박한 프로듀서 하비(데니스 퀘이드)의 꾐에 싸구려 TV 운동 쇼에 출연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엘리자베스가 자신을 지키는 방식으로 선택한 것은 아름다운 육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늙음을 거부하는 엘리자베스는 급기야 블랙 마켓의 의료시술에도 손을 덴다. 그녀의 멈추지 않는 욕망은 파우스트가 악마와 계약한 것처럼 불가사의한 영역까지 손을 뻗친다. 더 젊고 아름다운 자신의 분신 ‘수’를 탄생시키기에 이른 것이다. 기쁨도 잠시, 수(마가렛 퀄리)는 ‘둘이서 하나’라는 규칙을 거부하기 시작하고, 아슬아슬한 공생 관계는 파국을 향해 치달아간다. <서브스턴스>는 여러 의미로 미쳐있다. 코랄리 파르자 감독의 과감한 연출력과 직진하는 상상력은 익숙한 우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신화를 신랄하게 난도질한다. 남성중심적인 미의 기준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무너져 가는 신체와 정신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풍자하는 것이다. 그렇게 젊음과 아름다움을 향한 엘리자베스의 집착은 단지 개인의 욕망에 그치지 않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모순으로 확장된다. 스타일리시한 장면들 사이 녹아 있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은 모두 알고 있지만 외면하는 문제들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남긴다. 얼핏 욕망의 물질화, 위험한 상상력을 장르적 재미로 활용하는 바디 호러 장르의 관습 하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 영화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 속에서 유쾌함을 잃지 않는 태도가 역설적으로 서늘함을 더한다. 무엇보다 이 모든 기괴함을 현실로 착각하게 만들어버릴 정도로 위력적인, 데미 무어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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