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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별은 나의 별, 저 별은 너의 별.” 허진호 감독의 신작 <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에서 세종과 그의 충직한 벗 장영실의 즐거운 한때는 늦은 밤 강녕전 마루에서 나란히 별빛을 바라보는 것으로 묘사된다. 조선만의 기술로 천문기기와 시계를 만들고자 했던 왕과 신하의 절절한 진심을 표현하는 이 장면. 조화성 미술감독과 함께 <천문>에 참여한 곽호정 미술팀장은 “세종과 영실이 누운 장면의 우물마루가, 보통 오래된 한옥이 그러하듯 나무가 약간 뒤틀린 것처럼 보이도록” 공을 들였다. 묵직한 배우의 얼굴과 빛나는 별까지, 관객의 시선을 빼앗을 요소들이 다분한 장면임에도 미술팀은 안성 디마세트장에 세월을 묻히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었음을 새삼 실감하게 되는 비화다. 손이 많이 가는 정통 사극인 데다, 과학자 장영실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천문기기 간의, 물시계 자격루 등이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하는 영화 <천문>은 미술품의 고증
<천문: 하늘에 묻는다> 곽호정 미술팀장 - 시대와 호흡하는 은은한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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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드라마라면, 인터뷰에 임하는 염혜란의 캐릭터는 이런 지문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말이나 행동을 과장하지 않고. 웃을 땐 시원하게 말할 땐 솔직하게. 배우 염혜란은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연기를 하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화려한 언변으로 상대를 홀리지 않지만 정직한 생각과 말이 주는 힘은 컸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염혜란이 연기한 옹산의 고학력 이혼 전문 변호사 홍자영의 말도 그랬다. 홍자영은 결혼한 여성들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어록을 남겼고, 누구에게도 아부하지 않고 정확하게 사리 분별하는 모습으로 스스로 멋진 여자임을 증명했다. 염혜란은 <동백꽃 필 무렵>의 홍자영으로 올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전부터 그를 눈여겨본 관객이라면 그가 영화와 드라마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한 초반부터 염혜란이 남다른 떡잎을 지닌 배우였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올해는 영화에서의 활약도 특별했는
배우 염혜란 - 의미와 재미를 모두 잡고 시대의 흐름을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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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이 배우가 그 배우인지 서둘러 알아보지 못했다. <호흡>의 민구는 감히 그 심정을 헤아려보려는 시도조차 미안하고 주저될 만큼 지옥 같은 바닥을 경험해본 남자다. 아들의 수술비를 마련하려는 정주(윤지혜) 부부에게 12년 전 유괴당했던 민구는 이후 인생이 완전히 무너진다. 교도소에서 나와 청소업체 직원으로 취직한 그가 정주와 재회하는 것이 영화의 주된 스토리다. 밝은 모습으로 기자에게 인사를 건넨 김대건은 <호흡>의 민구보다 차기작에서 연기한다는 모범생 캐릭터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그의 학창 시절 역시 첫인상만큼이나 ‘반전’의 연속이다. 중1 때부터 시작한 비보이 경력이 무려 6년, 뮤지컬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에도 출연했다.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 입시를 준비하게 된 건 뮤지컬 연출가에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라”는 말을 자꾸 듣게 되어서다. 그는 “도대체 ‘연기’란 게 뭔지 궁금했”고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보고 싶은 마음에 들어간 대
<호흡> 김대건 - 연기 그 이상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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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를 설명할 단 한 문장이 허락된다면 이렇게밖에 답할 수 없다. 정성일은 누벨바그 시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와 지금 우리 앞에 떨어진 존재다. 프랑수아 트뤼포는 영화를 사랑하는 세 단계가 있다고 했다. 영화를 보고, 글로 표현하고, 끝내 영화를 만들기. 정성일은 시간을 거슬러 이 고색창연한 명제를 직접 수행함으로써 자신의 애정과 영화의 가치를 증명한다. 모든 평론가에겐 각자의 감독이 있는데 정성일에겐 임권택이 있다. 그는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임권택 감독을 말해왔다. 1987년 <한국영화연구1: 임권택>, 2003년 <임권택이 임권택을 말하다>뿐 아니라 2012년부터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Db)에 <임권택X102>로 연재를 진행 중이다. 그런 정성일이 감독이 되어 임권택에 대한 영화를 찍겠다고 했을 때 떠오른 질문은 하나다. 당신 안에 더이상 임권택에 대해서 질문할 것이 남아 있는가. 정성일은 답한다. “임권택
<녹차의 중력> 정성일 감독 - 임권택이라는 중력, 영화로만 말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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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비틀린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질문했던 <애국자게임>(2000) 이후 19년 만에 속편이 나왔다.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는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과, 그 발단이 된 2013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을 기억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집약한 다큐멘터리다. 2015년에 한국과 일본의 성노동자, 매춘부 출신의 위안부 피해자를 다루면서 여성주의 화두 안에서도 자주 소외되고 금기시되는 주제를 끄집어낸 바 있는 경순 감독이 이번엔 진영을 막론하고 우리 내부에 자리잡은 검열 본능과 분노, 피해의식을 꼬집는다. 경순 감독은 그 어떤 구호에도 쉽사리 안주하지 않는다. 헌정 사상 최초로 헌법재판소가 정당의 해산 판결을 내린 5년 전의 사건은, 그리하여 굵직한 사건과 이슈의 외피를 뚫고 수많은 개인의 체험까지 내밀히 당도한다.
-2013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을 둘러싼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내가 이 주
<애국자게임2: 지록위마> 경순 감독 -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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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잘 아는 분야이기도 하고 다뤄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신아가·이상철 감독의 신작 <속물들>은 불법 비자금과 횡령 등 부패한 미술계 일각의 부조리를 배경으로 인간 군상의 속물근성을 그린다. 사회고발적인 일면은 물론이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다루고 있는 만큼 자칫 무겁고 심각한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는 소재였다. 하지만 정작 <속물들>을 보고 있자면 시종일관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마주하기 힘든 인간의 비겁하고 지질한 일면이 일종의 희극처럼 우리의 삶을 풍자하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소재를 고른 이유를 묻자 본인들에겐 그게 “친숙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는 현답이 돌아왔다. 실체가 없는 불특정 다수의 취향을 맞춰 계산하는 대신 자신들이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들을 재미있게 만드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감독이라고 부른다. 2011년 <밍크코트>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신아가·이상철 감독은 두 번째 작품에서 좀더 선명하게
<속물들> 신아가·이상철 감독 - 선을 넘은 사람들의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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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는 10대의 끝무렵, 여자들의 사랑을 인정받지 못했던 두 소녀가 20여년이 훌쩍 지나 재회하는 이야기다. 윤희(김희애)와 준(나카무라 유코)의 유예된 사랑과 상처는, 이제 윤희의 딸 새봄(김소혜)의 성장과 함께 뜻밖의 복원 궤도에 오른다. 오타루의 설원과 담담한 편지 내레이션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영화는 한국과 일본을 잇는 중년 여성의 퀴어 멜로드라마이자 일상의 근심을 덜어내는 아스라한 겨울 여행기로서 구석구석 충만하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후 빠르게 개봉(11월 14일)까지 달려온 지금, 영화는 현재 4주째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10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관객의 입소문에 힘입어 배급 상황의 악조건을 버텨내는 중인 <윤희에게>의 아름다움을 가능한 한 더 세심하게 들어보고 싶었고, 이에 화답한 임대형 감독이 부산, 광주, 대구 등 지방 순회 GV(관객과의 대화)가 한창인 와중에 <씨네21> 스튜디
<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 오타루에서 윤희가 코트를 입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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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타>는 어느 한적한 국도변,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작은 카센터에서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 부부가 벌이는 사기행각을 그린다. 도로 위에 못을 박아 카센터 앞을 지나는 자동차는 이곳을 들를 수밖에 없게 만드는 것이 부부의 작전이다. 10년 전 <빵꾸>라는 제목으로 초고를 썼던 하윤재 감독에게 <카센타>는 “언제가 됐든 반드시 세상에 내놓겠다고 다짐한” 작품이었다. “김태성 촬영감독이 <빵꾸>는 신인감독의 연출력을 보여주기에 좋은 아이템이라며, 투자를 받지 못해도 우리끼리 소액 투자를 받아서 찍자고 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알던 스탭들을 모으게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독립장편/저예산영화 제작지원작으로, 경기콘텐츠진흥원 G-시네마 제작투자지원작으로 선정되며 제작에 급물살을 탄 <카센타>는 11월 27일 개봉해 관객을 만나는 중이다.
-10년 전 타이어에 펑크가 나서 들른 카센터 주인과 나눈 대화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카센타> 하윤재 감독 - 사람들은 사소한 계기로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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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매거진, 방송 광고 등 여러 매체에서 뷰티 모델로 풍성한 커리어를 쌓아온 김아현이 배우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이상덕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영화로운 나날>에서 그녀는 가난한 배우 영화(조현철)의 연인 아현을 연기한다. 젊은 커플은 서로의 커리어를, 공과금을, 그리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면서 꽤 혹독한 겨울을 보낸다. 모델로 보여준 화려한 외양을 내려놓고 제 나이 또래의 일상을 살아가는 배우 김아현의 모습이 유독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그녀 특유의 말갛고 무심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왜 진작 스크린에 나타나지 않았는지 의아해지고 만다.
-뷰티 모델로서 특히 10~20대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원래 모델을 꿈꿨나.
=고등학교 졸업 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회사를 다녔는데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패션잡지 <쎄씨> 기자님이 기획 화보에 참여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오셨다. 그때 현장에서 “대단한 애가 나타났다”고 해주셨다. 그 뒤로 삽시간에 거의 모든
<영화로운 나날> 김아현 -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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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어떤 배우를 계승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속 노년의 배우 파비안느는 기자의 물음에 답한다. “전 언제나 저 자신이었어요.” 다음 질문. “그러면 거꾸로 선생님을 계승한다고 보시는 배우는 있나요?” 대답은 한결같다. “프랑스에는 전혀 없어요.” 이 대사를 듣다 불현듯 전도연이 떠올랐다. 한국영화 100년의 역사 속 전도연을 넘어서는 배우는 존재할까. 어쩌면 그 넘어섬은 전도연 자신에 의해서만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1997년 한국영화 뉴웨이브의 도착을 알린 <접속>을 시작으로, 파격과 도전의 다른 이름으로 점철된 <해피엔드>(1999), 제60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전도연에게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을 안긴 <밀양>(2007), 사각의 스크린이 감당하지 못할 에너지를 뿜어냈던 <무뢰한>(2015), 그리고 이 사회의 아픔을 절절하게 토해냈던 최근작
배우 전도연, CGV아트하우스 ‘한국영화인 헌정 프로젝트’ 여성 영화인으로는 첫 선정 -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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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센타>는 한적한 국도변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 부부가 생계를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이야기다. 도로변에 날카로운 금속 조각을 뿌리는 것으로 시작한 일은 도로에 못을 박는 계획적 범죄로 발전한다. 흙먼지만 날리던 카센터에 현금이 쌓이면서 부부의 욕망도 커지는데, 영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아슬아슬 양심의 줄타기를 하는 두 캐릭터의 심리에 집중한다. 하윤재 감독은 재구 역에 박용우 배우를 떠올린 건 “눈빛” 때문이라 했다. “재구의 상황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눈을 가진 배우라 생각했다. 그의 눈에는 복합적인 느낌이 담겨 있다.” 역시나 <카센타>에서 박용우는 루저의 눈빛에서 욕망과 허세의 눈빛까지 너른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최근작이 영화 <순정>(2015)과 드라마 <프리스트>였으니 스크린에서의 만남은 오랜만인데, 그 갈증을 해소시켜줄 만큼 <카센타>에서의 박용우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떡인다. “회피 동
<카센타> 배우 박용우, "현대인의 양심과 염치를 생각하며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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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에 인색한 누구라도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재간이 없다. <감쪽같은 그녀>는 손녀 공주(김수안)와 갓난아기 진주 자매가 어느 날 갑자기 할머니 말순(나문희) 앞에 나타나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족은 항상 함께여야 한다는 영화의 메시지는 요즘처럼 혼자 사는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 뜬금없거나 촌스러울지 몰라도, 마음이 절로 무장해제될 만큼 보편적이고 묵직하다. 이 영화는 <신부수업>(2004), <허브>(2007),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2011), 중국영화 <웨딩 다이어리>(2014) 등을 연출한 허인무 감독의 신작이다. 12월 4일 개봉을 앞두고 긴장됐는지 그의 목소리는 다소 쉬어 있었다.
-원래 제목은 <소공녀>였는데.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 같은 제목의 영화가 이미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지금의 제목으로 바꿨다. 영화를 보면 어떤 뜻인지 알아차릴 수
<감쪽같은 그녀> 허인무 감독 - 이유 있는 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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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 시빌(버지니아 에피라)은 관객에게 사랑받기 힘든 캐릭터다. 은근한 코미디에 강박이 있는 영화 <시빌>의 난감한 웃음은 대개 직업적 본분을 잃은 시빌의 막장 행보에서 비롯된다. 상담자의 사연을 소설로 쓰는가 하면, 오랜 알코올중독 이력에 힘입어 과감한 만취 행패를 선보이는 식이다. 그런데도 시빌은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싶은 여자다. 환자들을 치료하지만 정작 자신의 트라우마는 돌보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매력적인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환자의 사연에 깊이 이입하다 못해 모든 사연의 주인공을 자기로 치환하는 뻔뻔한 능력의 출처가 궁금한 것이 두 번째 이유다. 여기엔 얼핏 의외의 캐스팅처럼 보이는 버지니아 에피라의 힘이 컸다. 벨기에 출신인 버지니아 에피라는 20대 초반부터 주로 TV시리즈에서 활동하면서 부드럽고 친숙한 이미지로 알려졌다. 30대 이후로는 스크린으로 넘어가 코미디 장르의 조연으로 활약하며 연기의 보폭을 넓히기 시작했다. <서른아홉, 열아홉> &
<시빌> 버지니아 에피라 - 전복과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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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2>의 흥행 조짐이 심상찮다. 어쩌면 1편을 넘어서는 흥행도 가능할 듯 보인다. 1편에 이어 2편을 연출한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은 <겨울왕국2> 개봉 첫 주말이 지나 한국을 찾았다. 흥행 축하 인사를 건네자 두 감독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 답을 했는데, 그 말과 표정엔 흥분된 기쁨이 아닌 차분한 감사가 담겨 있었다. 두 감독의 말의 속도가 빨라질 때는 오직 작품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였다. 캐릭터와 하나되어 보낸 시간이 긴 만큼, 이들은 안나와 엘사 혹은 크리스토프의 대변인이 된 것처럼 <겨울왕국>의 모험과 사랑에 대해 들려줬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이기도 한 제니퍼 리 감독과 크리스 벅 감독을 만났다.
-<겨울왕국>의 성공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내부에 가져온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 올드하다고 느껴진 공주 캐릭터의 부활이라든지, 오리지널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적
<겨울왕국2> 크리스 벅·제니퍼 리 감독 - 캐릭터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