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화 감독 딸이 1살입니다…. (중략) 영화 잘 봐주십시오.” 지난해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 개봉을 앞두고 열린 언론·배급시사에서 영화를 제작한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영화 상영 전 무대에 올라 동정심에 호소하는 인사말부터 꺼냈다. 자칭, 타칭 ‘충무로에서 가장 웃긴 사나이’인 그가 한 말 때문에 그를 좀 아는 업계 플레이어들은 그가 또 개그를 하는 줄 알고 깔깔 웃었지만, 원 대표는 배수진을 치고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 야심차게 내놓았던 영화 <대립군>(감독 정윤철)이 83만여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이라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에 그치면서 다소 위축되어 있던 차다. 판타지 장르의 불모지인 충무로에서 350억원 규모의 제작비를 들여 1, 2부 시리즈를 차례로 내놓는 그의 심정은 비장했다. <신과 함께>는 지난 1월 4일 관객수 1천만명을 넘어섰고, 10일 현재 1183만여명을 기록하고?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감독 추창민, 2012)에
<신과 함께-죄와 벌> 제작자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오늘 이 영화를 못 본 관객은 내일이라도 본다"
-
<아름다운 별>은 다소 당황스런 설정을 끝까지 뻔뻔하게 밀고 나가는 힘이 있다. 주인공은 화성인 아빠 주이치로(릴리 프랭키), 지구인 엄마 이요코(나카지마 도모코), 수성인 아들 카즈오(가메나시 가즈야), 금성인 딸 아키코(하시모토 아이)로 구성된 한 가족이다. 각자의 이유로 사는 게 만만치 않은 이들은 동시에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를 겪는 지구의 존립을 심각하게 걱정한다. 엉뚱하지만 시종일관 진지한 영화는 독창적인 청춘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2013), 현대 여성의 욕망과 탐닉을 파격적으로 그려낸 <종이 달>(2014)을 만든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신작이다. 막힘없이 여유로운 답변으로 작품을 향한 확신과 애정을 보여준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을 만났다.
-미시마 유키오의 SF소설 <아름다운 별>(1962)이 원작이다.
=일본 문학계에서 매우 명성이 높았던 사람이다. 그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제대로 된 작가가 왜 저
<아름다운 별>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 이 영화는 나의 총결산 같다
-
거대한 미로의 문이 닫힌다.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는 지난 2014년 첫선을 보인 판타지 블록버스터 <메이즈 러너> 3부작의 마지막 영화다. 기억을 잃은 채 정체불명의 미로에서 깨어난 소년, 소녀들의 사투를 다룬 1편의 이야기는 3편에서 어느새 세계의 명운을 건 거대한 전쟁으로 확장됐다. 인류를 멸종 위기에 처하게 한 바이러스는 점점 더 확산되고, 면역자들에 대한 위키드의 실험은 더욱 극악해진다. 위키드에게 납치된 민호(이기홍)를 되찾기 위한 토마스(딜런 오브라이언), 뉴트(토머스 브로디 생스터) 일행의 여정에는 수많은 위험이 존재하지만 서로에 대한 그들의 믿음은 여전하다. <메이즈 러너> 시리즈 3부작의 주연을 맡은 세 배우, 딜런 오브라이언과 토머스 브로디 생스터, 이기홍이 1월 10일 한국을 찾았다. 영화 속 모습보다 훨씬 밝은 기운으로 가득했던 그들과의 만남은 화기애애했을 현장의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한국계 미국 배우 이기홍의 영향인지
<메이즈 러너: 데스 큐어> 배우 딜런 오브라이언·토머스 브로디 생스터·이기홍 - 시리즈의 긴 여정을 닫으며, 우리는 함께 성장했다
-
<비밥바룰라>의 덕기는 오래전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힘겹게 살아가는 인물이다. 노인들을 상대로 약을 파는 사기꾼들에게 붙들려 이도저도 못하는 신세에 처해 있던 덕기를 찾아낸 건 영환(박인환). 영환의 도움으로 소꿉친구들과 재회하고 가족들까지 만나게 된 덕기는 서서히 웃음을 찾아간다. 1969년 KBS 공채로 데뷔해 <전우> <용의 눈물> <명성황후> 등 드라마에 주로 얼굴을 비춘 윤덕용은 오랜만의 영화, 오랜만의 주연 기회에 그저 감사하다는 말로 행복을 표했다.
-근래엔 작품 활동이 뜸했다.
=젊을 땐 일이 많았는데 나이 먹으니까 방송국 사람들도 세대교체가 되고 그러면서 관계도 많이 끊어졌다. 그래서 많이 쉬었는데, 3년 전쯤 기독교영화 <신이 보낸 사람>(2014)에 출연했다. 그때 <비밥바룰라>의 제작자인 정유동 대표와 인연이 닿아 이번에도 함께하게 됐다.
-덕기가 아닌 나머지 세 캐릭터 중에 탐나는 역할은
<비밥바룰라> 윤덕용 - 열심히 즐겁게, 라는 재미
-
-
‘웃음’의 계보를 따지자면, 특히 그 웃음이 삶에서 묻어나오는 페이소스에 무게를 둔다면 대한민국에서 배우 임현식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임현식은 병들고 늙어가는 친구들 곁에서 항상 어린 시절 가졌던 젊은 마음을 일깨워주는 유쾌한 친구 ‘현식’을 연기한다. ‘비밥바룰라~’를 읊으며, ‘여자들에게 인기 많다’고 뻐기지만, 첫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는 모습.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배우 임현식을 만났다.
-처음엔 출연을 고사했는데, 이런 영화가 자주 나오는 게 아니고 흔치 않은 기회라는 따님의 말에 설득당했다고.
=노인들이 활약하는 시니어영화가 만들어지는 일이 흔치 않다.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 딸들이 의견을 많이 주는데, 우리 딸들은 모처럼 만들어지는 영화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거 같다. 그런데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내가 노인이 아니라고, 늙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웃음) 노인으로서 내 인생 준비가 덜 되어 있는데, 노인 역할을 맡으니 좀 거북했던 거지. 그런데 나도
<비밥바룰라> 임현식 - 웃음의 달인
-
여든의 나이에도 배우 신구의 필모그래피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일년에 두세편씩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와 연극을 오가고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의 아르바이트생 역할은 물론, 매체와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는 유연함은 최근 들어 특히 눈에 띈다. <비밥바룰라>에서도 신구는 유연하게 캐릭터의 이쪽과 저쪽을 오간다. 친구들에겐 무뚝뚝하나 치매에 걸린 아내에겐 한없이 로맨틱한 순호가 이번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다.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그리고 영화 <비밥바룰라>까지 노년의 어른들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에 연이어 출연했다.
=노인들의 이야기, 그건 바로 우리 세대의 이야기다. <비밥바룰라>는 우리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 작품이다. 우리 세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가족들의 이야기, 이웃과의 이야기가 담담하게 잘 그려져 있었다. 재미있고 따뜻한 영화라서 출연
<비밥바룰라> 신구 - 동료들과 일하는 재미
-
박인환은 <비밥바룰라>의 행동대장 영환을 연기한다.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지만, 그는 친구들을 소환해 뭐든 해보자고 종용한다. 함께 살 집을 사서 수리를 하는 것도, 오래전 연락이 끊긴 선배를 찾아나선 것도 그의 결단에서 비롯된다. 올해로 연기생활 52년 공력을 가진 대한민국 대표 배우. 그는 세대 개념 없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가 지금보다 많이 만들어지기를 꿈꾼다. 주연으로 나서는 게 영 쑥스럽다면서도, 그 책임감에 있어서만큼은 확고하다.
-<비밥바룰라>에 가장 먼저 캐스팅됐고, 시나리오에 의견도 많이 반영한 걸로 알고 있다.
=이 작품은 노인 문제, 우리의 이야기라 쉽게 다가오더라. 작가와 만나 술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노인 문제를 아프게, 슬프게만 표현하지 말고 지혜롭게 보여주자. 이런저런 내 경험담을 반영했다.
-늘 ‘선생님’으로 호칭되는 현장과 달리 이번엔 신구, 임현식, 윤덕용 등 동년배 배우들과 호흡을
<비밥바룰라> 박인환 - 경험을 나누는 지혜로운 방법
-
박인환, 신구, 임현식, 윤덕용. 연기내공 도합 207년의 배우들이 한 영화로 뭉쳤다. 이른바 시니어 영화를 표방한 <비밥바룰라>는 평균 나이 70이 넘은 할배들이 사는 이야기다. 암 선고를 받은 영환(박인환)이 선두에 서, 선배와 친구들을 한명씩 종용해 생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즐겁게 지낼 것을 계획한다. 자식들과 살던 집을 나와 평소 말로만 외치던 함께 모여 살 집을 구해서 리뉴얼한 것도 그가 가진 계획 중 하나다. 치매 부인을 돌보는 순호(신구), 첫사랑과 오매불망 함께하고 싶은 현식(임현식), 그리고 노인을 이용해 약을 파는 패거리에게 덜미를 잡힌 덕기(윤덕용) 모두 큰 고민을 안고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어린 시절 함께 놀던 마음 그대로다. “아직 노인이라 생각을 못해서” 처음에 작품을 고사했다는 임현식의 말처럼 네 배우 모두 아직 마음은 청춘이다. 그들은 액션, 스릴러가 주가 되는 블록버스터 대작들 속에서, 작고 소박한 휴먼 코미디 <비밥바룰라&
<비밥바룰라> 박인환·신구·임현식·윤덕용 - 우리들이 사는 세상
-
<다운사이징>은 배반의 영화다. 신체를 축소시키는 다운사이징 시술을 받은 주인공이 풍요롭게 사는 모습을 담은 예고편은 본편을 교묘하게 편집한 결과물이다. 중반부터 폴(맷 데이먼)과 함께 <다운사이징>을 이끄는 주인공은 베트남 반체제 인사 출신 청소부 녹 란 트란이다. 그는 강제로 신체 축소 시술을 받고 미국으로 쫓겨나는 과정에서 한쪽 다리를 잃지만, 비극에 짓눌리지 않고 뚜렷한 주관으로 삶의 방식을 선택한다. <다운사이징>으로 첫 주연을 맡은 홍차우는 신선한 얼굴로 영화의 반전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고, 당당한 표정으로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한다. 알렉산더 페인이 SF 장르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 홍차우는 막연하게 실험실의 테크니션 캐릭터를 연기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감독에게 연락했다. 감독은 타이 난민캠프에서 태어나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성장한 그의 인생에 호기심을 가졌다. 또한 녹 란 트란의 주체적인 태도는 홍차우가 상대적으로 늦은 나
<다운사이징> 홍차우 -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당당함
-
“투자·배급사에 있을 때와 가장 다른 점? 걸려오는 전화가 확 줄었다는 거다.” <강철비>를 제작한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의 선영 대표는 2015년 초까지 쇼박스 한국영화1팀의 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하루에 받던 전화만 50여통. “사방에서 전화가 왔다. 지금은 통화 횟수가 줄어들고 나니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가는 인연과 역량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독립하길 잘했다 싶다. 서류보다는 인간관계에 더 주목하게 되는 게 행복하다.”
<강철비>는 선영 대표가 설립한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이다. 그는 와이웍스의 정체성을 ‘투자·제작사’라는 말로 설명한다. 투자·배급사와 제작사의 공격적인 긴장관계에서 벗어나 투자와 제작을 병행하며 창작자에게 친근한 제작·투자 자본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의 설립 취지다. 선영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아이픽처스의 최재원 대표(양우석 감독의 전작 <변호인>의 제작자)에게 양우
<강철비> 제작자 선영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 대표 - 투자와 제작은 공생의 관계다
-
<신과 함께-죄와 벌>(이하 <신과 함께>)이 공개되기 전부터 김동욱에 관한 소문이 들려왔다. 그가 맡은 캐릭터의 비중이 예상외로 크고,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는 것. 실제로 그가 연기한 수홍은 극 중 가장 감정 변화가 큰 인물이며, 어머니(예수정)와의 현몽 장면을 포함해 굵직한 감정 신이 영화의 주요 대목에 포진해 있다. 개봉 후 관객 반응은 이러한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신과 함께>에서 가장 강력한 드라마를 담당한 그가 진짜 주인공이라거나 주연배우 중 가장 돋보였다고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열연에 대한 극찬뿐 아니라 오랜만에 배우가 주목받게 된 상황을 응원하는 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김동욱은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2007)과 영화 <국가대표>(2009)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그 이후 대중적으로 주목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재능에 비해 과소평가받고 있다는 아쉬움을 남기던 연기자가 빛을 보는 순간은 그 자체로 어떤 관객
<신과 함께-죄와 벌> 배우 김동욱, "기회가 왔다 그리고 잡았다"
-
진태는 특별한 아이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지만 그는 결코 아픈 아이는 아니다. 게임 중독이면서 피아노 천재인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생면부지의 형이 생기면서 그의 일상도 변화를 겪는다. 진태 역을 맡은 배우 박정민은 우리와는 조금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진태의 모습을 마냥 무겁지만은 않게, 그러면서도 결코 희화화하지 않는 태도를 유지하며 코미디를 만들어가야 했다. 쉽게 말해 그는 불편하지 않은 긍정의 웃음을 만들어야 했다.
-진태는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다. 배우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시나리오를 읽고는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살던 사람들이 처음 만나 가까워지며 벌어지는 일들이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태를 우울하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누가 봐도 사랑스럽고 호감 가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또 진태의 감정 표현 방식이 우리와는 다르다는 점을, 그의 섬세한 감정이 영화에 드러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해나갔다.
-또 피아노 천재라는
<그것만이 내 세상> 박정민 - 사랑스러워!!
-
전직 권투선수라는 타이틀은 빛바랜 영광일 뿐, 지금은 젊은 친구들의 스파링 상대나 하고 있는 반백수 조하(이병헌). 자신을 버리고 새살림을 차린 엄마(윤여정)에 대한 원망도 묵은 감정이 된 지 오래. 하지만 17년 만에 다시 만난 엄마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동생 진태(박정민)와의 동거가 조하의 삶을 조금씩 바꿔놓는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이병헌은 모처럼 힘을 쭉 뺀다. 웃기도 많이 웃고, 몸개그도 선보인다. 거의 20년 전 출연한 드라마 <해피투게더>(1999)에서 무명의 야구선수 서태풍이 보여준 인간적 매력을 다시 소환한 느낌이랄까. 카리스마를 내려놓고 허술하고 투박한 동네 형이 된 이병헌을 만났다.
-<싱글라이더>(2017), <남한산성>(2017)에 이어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 2017년에만 <씨네21> 표지 촬영을 세번이나 했다.
=이제 당분간은 못 볼 수도 있다. (웃음) 곧 드라마를 찍게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 - 힘 빼기의 마스터
-
“박정민이란 배우가 보통 연구하는 배우가 아니다.” 이병헌도 보통 배우가 아니란 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보통내기가 아닌 두 배우가 만났다.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이병헌은 집 나간 엄마와 17년 만에 재회한 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동생 진태와 동거를 시작하는 전직 복서 조하를 연기한다. 박정민이 연기하는 진태는 정신지체 장애가 있지만 피아노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치는 캐릭터다. 카리스마를 벗고 털털함을 입은 이병헌과 발성부터 손가락 움직임 하나까지 모든 것을 계산해서 연기해야 했던 박정민은 진심의 연기로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연기만이 내 세상이라는 듯 누구보다 바쁘게 2017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은 두 배우, 이병헌과 박정민을 만났다.
<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박정민 - 진심의 스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