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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석의 만화를 거대 출판사가 펴내는 잡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먼저 경의를 표한다. 과연 이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전형적인 비주류 만화인 이경석의 만화가 상업잡지에 연재되고, 게다가 단행본으로까지 출판된 일이 우리나라 만화문화의 다양성을 증명하는 일이라면 얼마나 즐거울까만 현실은 그리 부드럽지만은 않다.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미 한계를 보이는 일본식 시스템의 대안으로 최근 유행하고 있는 ‘엽기’ 코드를 보여주는 비주류 만화를 스카우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관습과 이상적 정서, 일반적인 감수성에서 이탈해 있는 이경석의 만화를 혹 하마오카 겐지(<우당탕탕 괴짜가족> <반칙대왕>)와 같은 배설물 개그의 엽기만화로 육성하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도 품어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경석의 만화는 위험한 매혹으로 가득하다.매혹으로 향하는 출구<오! 해피 산타>는 시각 이미지와 이야
사각의 틀을 벗어나 번지점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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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개들은 참 별거 아닌 거 가지고 가슴이 뛴다. 빵봉지라도 뜯을라치면 바람같이 나타나서 휘둥그레진 눈으로 뚫어질 듯 쳐다본다. 조그만 가슴 역시 두근두근한다. 요새처럼 변화무쌍한 날씨에 천둥이 치면 후다닥 뛰어온다. 끌어당겨 안으면 내 몸까지 떨릴 정도로 두근거린다. 어린아이들도 그런다. 아주 사소한 것 가지고도 흥분한다. 기쁘거나 놀랍거나 무서워서 두근두근해진다.어른들은 그렇지 않다. 나이 들면 여간 대단한 일이 아니면 두근거리지 않는다. 일정 두께 이상의 철갑을 두르지 않고서는 사회라는 곳에서 그럭저럭 살아가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때로는 철갑 밑에서 외로워진다.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꼭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건너야 모험이 아니다. 매일 가는 출근길, 매일 보는 가족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모험이다.<그란디아>는 롤플레잉 게임이다. 모든 롤플레잉 게임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은 모험을 떠난다. 천성적으로 움직이는 걸 귀찮아 하는 게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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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어웨이> <비트> <태양은 없다> 등 현대 젊은이들의 방황을 그려온 김성수 감독이 이번엔 고려로 시간을 옮겨갔다. 9명의 고려 무사와 1명의 명나라 공주를 어우르는 영화 <무사>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무사> 홈페이지에 가면 미리 엿볼 수 있을 것 같다.Musa 코너에서는 10명 각각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비디오와 스틸이 준비되어 있어 등장인물 모두에 대한 영화의 애정을 느낄 수 있고, Making 코너에서는 2000년 8월3일부터 시작되어 계속적인 업데이트를 한다는 제작일지를 볼 수 있으며, 다국적 스탭들이 참여한 만큼 Filmmakers 코너에 가서 스탭진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치밀한 영화이해를 원한다면 Movie 코너에 있는 중국 지명과 인명 표기방식을 참조하는 것도 한 방법.영화 <무사>는 9월8일 스크린을 통해 광활한 중국대륙을 드러낼 예정이다.http://www.musa.co.kr
<무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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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영상자료원 시사실에서 고(故) 조긍하 감독 회고전을 연다. 1957년「황진이」로 데뷔한 뒤 33편의 영화를 연출한 조긍하 감독은 대중성을 지니면서도 끊임없이 우회적인 시대 비판과 작가성을 견지했던 감독으로 알려져있다.
「육체의 길(1967)」「언제나 그날이 오면(1965)」「상해임시정부(1968)」「잘돼 갑니다(1988)」「육체의 고백(1964)」등 5편을 매일 오후 2시 한차례씩 상영한다.
조긍하 감독의 아들은 우리시대의 음유시인으로 불리우며 작은배, 행복한 사람 등의 음반을 낸 가수 조동진씨다.
문의☎(02)521-3147 www.koreafilm.or.kr (서울/연합뉴스)
한국영상자료원 고 조긍하 감독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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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일 하나. 영문 제목이 <Final Fantasy>인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이 애니메이션의 한글제목은 무엇일까 하는 혼란에 빠졌다. <파이널 판타지> <파이널 환타지> <화이널 판타지> <화이널 환타지> 등 4가지의 가능성 중에서, 원작 게임의 한글표기인 <파이널 판타지>로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그 제목은 <파이널 환타지>였다. 영어의 자음 ‘F’를 제대로 표기할 수 있는 한글 자음이 없는 상태에서, 원칙적으로는 ‘F’를 ‘ㅍ’으로 쓰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ㅎ’로 쓰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Final Fantasy>를 굳이 <화이날 환타지>도 아닌 <파이널 환타지>라는 황당한 조합으로 바꾼 경위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F
초심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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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늑대인간>(1998)을 만든 앤서니 월러 감독의 영화. 특수분장사 빌리는 어느날 스너프필름이 제작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남자가 여자와 관계를 맺고 그녀를 칼로 살해하는 장면을 카메라로 찍고 있는 것. 빌리는 말을 할 수 없는 처지인지라 비명조차 지를 수 없다. 빌리는 살인범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사력을 다해 탈출하려고 한다. 빌리는 살인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만 이미 증거는 깨끗하게 없어진 상태. 영화 촬영현장을 무대로 하는 <무언의 목격자>에서 앤서니 월러 감독은 연출과 각본 등을 도맡았다. 다소 평범한 스릴러영화지만 실내에서의 추격전장면은 무척 근사하다. 한여름 킬링타임용으로 적합하다.
TV영화...<무언의 목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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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공포 스릴러영화. 밀폐된 공간에 갇힌 이들이 논리를 앞세워 탈출을 모색한다. 기이한 방에 여러 사람이 모여든다. 전직 경찰과 의사, 그리고 건축 디자이너, 탈옥 전문가가 그들이다. 앞장서 길을 가던 렌이 숨은 거둔 뒤 일행은 각 방을 연결하는 통로에 새겨진 숫자에 나름의 법칙이 있음을 깨닫는다. 이들은 수학의 천재인 리븐을 앞세워 안전한 방들을 골라 탈출을 시도한다. 하지만 일행들은 내부에 알력과 갈등이 생기면서 서로 잦은 다툼을 되풀이한다. 간신히 탈출구를 찾아내지만 쿠엔틴이 본색을 드러내자 일행은 다시 곤경에 처한다. 끔찍한 장면이 없으면서도 장르영화로서의 재미를 갖춘 이색적인 작품.
TV영화...<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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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 좌절과 탐욕에 젖어 있는 가족들의 갈등을 통해 심리적 공황상태를 담아내고 있다. 매기는 한때 미식축구 선수였던 브릭과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별로 행복하질 않다. 브릭의 친구인 스키퍼와의 관계가 불행의 원인. 어느날 고향을 방문한 브릭은 부친이 말기암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족들에겐 유산에 관한 탐욕만이 남아 있는 상태. 유산상속에 관한 다툼과 매기에 대한 애증이 뒤섞이면서 브릭은 점차 술에 의존하게 된다. 뛰어난 상업적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것으로 평가되는 리처드 브룩스 감독은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이끌어내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폴 뉴먼과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공연한다.
TV영화...<뜨거운 양철지붕위의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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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르가 “가장 완벽한 브레송 영화”라고 상찬한 바 있는 작품. 발타자르라는 당나귀의 삶과 죽음을 다룬다. 당나귀는 애완동물로서 인간과 첫 인연을 맺는다. 하지만 새로 주인이 된 여성이 살해당한 뒤 발타자르는 사람들에게 매질을 당하기 시작한다. 당나귀는 빵집 주인의 손을 거쳐 서커스단으로 팔려가기도 하며 짐을 운반하는 역할도 거친다. 방앗간 주인의 소유물이 된 발타자르는 주인에게서 성자 대접을 받는다. 브레송 감독은 수난을 당하는 당나귀의 무심한 표정과 눈매를 카메라에 담는 것만으로 깊은 정서적 충격을 안겨준다. <당나귀 발타자르>는 동물에 관한 영화지만 동시에 인간의 잔인함과 파괴적 충동을 다룬, 심각한 영화이기도 하다.
TV영화...<당나귀 발타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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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571 2000년, 감독 조너선 모스토 출연 매튜 매커너헤이 <HBO> 8월11일(토) 오후 4시45분<특전 U보트>라는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잠수함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갇혀 있는 선원들의 아찔한 공포와 전투를 빼어나게 포착한 작품이다. 볼프강 페터슨 감독은 자신의 장기를 계속 유지하면서 이후 <에어 포스 원> 등의 영화를 만들었다. <U571>은 <특전 U보트>(1981)에 바치는 한편의 오마주이다.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U571>의 감독은 조너선 모스토. 그는 <브레이크다운>(1997)으로 주목받은 바 있는데 히치콕 영화를 연상시키는 잘 짜여진 각본과 스릴러영화 특유의 긴장감이 배어 있는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조너선 모스토 감독은 <U571>에서 매튜 매커너헤이 등의 스타들을 출연시키면서 연출뿐 아니라 직접 각본까지 썼다.2차 세계대전중 독일 잠수함 유보트는 연합군에 눈엣가시
케이블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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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감독 김기영 출연 김진규 <EBS> 8월12일(일) 밤 10시10분김기영 감독은 요즘 세대에겐 ‘컬트감독’으로 통하는 인물이지만 늘 괴짜영화만 만들진 않았다. <슬픈 목가>(1960)나 <렌의 애가>처럼 정통 멜로드라마에도 손댔던 것. 아쉽게도 이 영화들은 흥행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생전에 김기영 감독은 “내 영화의 흥행률은 3할 정도다. 세편에 한편 정도는 히트작”이라고 공언한 바 있지만 히트작의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중에서 <렌의 애가>는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다. 한국 멜로드라마의 관습에 얽매어 있으면서 김기영 감독의 컬트적인 기운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기영 감독은 평소 “난 예술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다. 그냥 취미대로 놀았을 뿐”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이렇듯 연출자의 자유분방한 개성이 온전하게 스며 있는 영화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렌의 애가>에서 김기영 감독은 자신의 전작을 관통하고 있는
김기영식 멜로드라마 <렌의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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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연도 2001년, 광고주 비알코리아 제품명 배스킨라빈스 `슈팅스타` 대행사 LG애드 제작사 매스메스에이지(감독 박명천)개인적으로 일본 남성이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반일정서가 팽팽한 현재와 같은 시국에 새빨간 원을 후광처럼 달고 있는 이들을 놓고 한가한 외모평을 늘어놓는다는 것이 부적절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한일 축구전을 볼 때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는 축구 문외한으로서 우리네 선수도 일본선수처럼 세련되게 멋을 좀 부렸으면 좋겠다고 바람하곤 한다. 정말이지 우리 선수들이 선호하는 맥가이버 헤어스타일, 피부색과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은 염색머리 등은 불만족스럽다.이것이 외모지상주의이건, 어리석은 사대주의이건 간에 TV수상기를 관통하는 인물은 모방의 욕구를 자아내는 스타일을 갖춰야 한다는 게 사견이다. 때로는 그것이 왜곡되고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부작용도 낳지만. 어쨌든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일본 남성 하면 앞서가는 유행코드를 갖고 있는 진보족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됐다. 혼
일본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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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위성2TV <아이 러브 코리아> 월∼금 오전 10시40분MBC <한국에 가고 싶다> 월∼수 오후 0시20분불과 300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경기에 대한 소식이나 ‘관광한국의 원년 선포’도 혹서와 홍수에 지친 민심을 쉽사리 일으켜세우지 못하는 모양이다. 큰 일 앞두고 집안단속하느라 분주할 시기건만, 제 몸에 난 생채기를 치료하는 것이 더 시급한 우리의 모습이다. ‘88올림픽의 영광을 재현’ 어쩌구 하며 방송가를 달구어대던 초반 홍보열기도 더위에 한풀 꺾여 팍 시들해진 느낌. 그러나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몸을 바짝 낮춰 제철을 기다리는 프로그램이 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이란 게 만국의 공통어인 스포츠를 팔아 남는 장사를 해보자는 자리인 만큼, 개최국은 다양한 전략 전술로 방문객의 눈길과 입맛을 공략하는 것이 최대 과제. 이때만큼 방송이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는 때가 없다. 국민계몽이 따로 없는 요즘,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알리느라 때이르게 바쁜
우리도 몰랐던 우리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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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액션영화의 명장면으로 「매트릭스」에서 몸을 뒤로 젖혀 총탄을 피하는 대목을 꼽았다.한 영화팬(ID:czsun)이 월간 「키노」의 인터넷 홈페이지(www.nkino.com)를 통해 지난달 22일부터 5일까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528명 가운데 52.7%에 해당하는 278명이 이 장면에 클릭했다.「와호장룡」에서 대나무 숲에서 칼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52명(9.8%)으로부터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고, 「영웅본색」에서 저우룬파가 쌍권총으로 악당을 처치하는 장면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박중훈과 안성기의 크로스 카운터 장면은 각각 45표(8.5%)와 43표(8.1%)로 3위와 4위에 랭크됐다.그 다음으로는 「페이스 오프」에서 니컬러스 케이지와 존 트래볼타가 거울을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40명), 「쉬리」에서 한석규와 김윤진이 대치하는 장면(31명), 「스타워즈」의 광선검 격투(20명), 「미션 임파서블」에서 초고속 열차 위의 대결장면(10
최고의 액션영화 명장면은 <매트릭스>